우리銀 4번째 매각 실패…당국 책임론 부상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김철현 기자] 우리은행 민영화가 또 다시 무산됐다. 경영권 행사가 가능한 '지분 30%'의 매각이 실패로 돌아간 것. 2010년 이후 벌써 4번째다. '이번 만큼은 꼭 마무리하겠다'는 금융당국의 강한 의지가 무색하게 됐다. 이로 인해 우리은행 매각 작업을 진행했던 금융당국에 대한 책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초 우리은행 민영화와 관련해 "직을 걸겠다"고까지 밝힌 바 있다.28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마감된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예비입찰에 중국 안방보험 한 곳만 참여했다. 일반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된 만큼 두 곳 이상이 입찰에 참여해 '유효 경쟁'이 성사돼야 하지만, 안방보험 한 곳만 참여해 자동 유찰된 것이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던 교보생명은 막판까지 참여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다가 결국 입찰 의사를 접었다. 교보생명은 신창재 회장이 지분 34%를 가진 개인 최대주주라는 점 때문에 금융당국 등이 은행 인수에 대해 부정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다. 보험업법상 교보생명이 우리은행 인수를 위해 직접 조달 가능한 자금이 자산의 3%에 그쳐 투자자를 모아야 했다는 점도 선뜻 인수에 나서는 데 걸림돌이 된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우리은행 지분인수 타당성에 대해 해외공동투자자 및 컨설팅사와 검토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문제점이 제기됨에 따라 이번 인수 참여를 유보하게 됐다"고 말했다.이유야 어찌됐든 우리은행 매각은 결국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네 번째 실패에 직면하게 됐다. 정부는 그동안 우리은행을 포함한 우리금융지주를 총 3차례 매각하려고 했지만 매번 실패했다. 정부는 2001년 4월 우리금융에 약 12조8000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하고 지분 100%를 취득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공모 및 블록세일 등으로 일부 지분을 매각해 지난해까지 5조8000억원(회수율 45%)을 회수하는데 그쳤다.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6월 우리은행 매각과 관련, "반드시 민영화에 성공하겠다는 각오로 지난 1년간 시장이 원하는 방향으로 민영화를 추진해 왔다"며 매각에 자신감을 보였고, 지난해 초엔 "우리은행 민영화에 직을 걸겠다"고까지 밝혔다. 금융당국 입장에선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된 셈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신제윤 위원장이 직을 걸고 추진하겠다는 매각 계획이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 정부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이제 금융당국은 경영권 지분 매각을 다시 한번 추진할지, 아니면 상대적으로 흥행이 쉬운 분산매각으로 돌아설지 결정을 해야 할 처지에 몰렸다. 민영화 원칙인 공적자금회수 극대화를 감안하면 프리미엄을 얹은 경영권 매각이 필수지만 경제 상황, 국내외 금융지주사들의 여력과 규제 등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다. 금융권에서는 국내외 금융지주사나 여타 금융권으로 경영권 매각 방식의 민영화를 추진하려면 추가적인 당국의 결단과 매각 의지, 규제 완화, 세부 방안, 메리트 등을 안겨줘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김철현 기자 kc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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