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회장 지분 계열사들이 사들인 까닭은

현대산업개발 비상장계열사 아이콘트롤스, 정 회장 지분 계열사 두 곳이 57.7억에 매입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보유한 비상장 계열사 주식을 타 계열사들이 60여억원어치나 사들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의 비상장 IT계열사 아이콘트롤스는 전날 최대주주 주식보유 변동을 공시했다. 공시된 내역에 따르면 지난 22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주식 28만5000주 가운데 3만9000주를 계열사 현대EP와 아이앤콘스가 각각 2만3000주, 1만6000주씩 매입했다. 이번 지분 거래로 정 회장의 지분율은 종전 51.08%에서 44.09%까지 내려갔지만 처분단가가 주당 14만7972원으로 57억7000여만원을 손에 쥐게 됐다. 현대산업개발이 1분기말 기준 계열사간 주식소유 현황을 공시한 내역에 따르면 현대EP와 아이앤콘스가 계상한 아이콘트롤스 장부가액은 각각 84억8400만원, 37억9600만원으로 주당 8만5700원, 10만2600원 수준이다. 현대EP와 아이앤콘스가 이번 아이콘트롤스 지분 취득에 쓴 금액은 각각 34억원과 23억7000여만원. 이는 지난해 영업익 대비 12.6%, 20.4% 규모, 장부가 대비 144~172%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지분 거래가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비상식적으로 높은 가격에 오너 지분을 계열사들이 사들였다면 주주들이 소송을 내야할 수도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최근 그룹내 지분정리에 나선 롯데그룹의 경우 비상장 계열사 롯데건설과 롯데상사 주식은 1분기말 장부가 대비 89%~97% 수준에서 거래된 바 있다. 이에 대해 현대EP와 아이앤콘스는 "단순 투자목적"이라고 지분 매입 배경을 설명했다. 현대EP 관계자는 "잉여금 등이 쌓이므로 주식 평가는 달라질 수 밖에 없으며 은행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수익률을 보고 내려진 결정"이라고 말했다. 매입가 산정 기준에 대해서는 양사 모두 "세법 등 관련 법규에 따라 회계법인이 비상장주식 평가 절차대로 계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현대산업개발 측은 "대주주 개인 지분이 너무 높아 오히려 개인회사로 비춰질 소지가 있는 것도 문제였다"면서 "비상장사인 만큼 시장을 통한 정리가 어려워 계열사를 통한 것이며, 해당 계열사들 입장에서 수익성 등도 충분히 고려됐다"고 설명했다.한편 아이콘트롤스의 매출은 대부분 계열사에서 발생하고 있다. 대기업 집단현황이 공시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계열사간 거래가 차지하는 매출액 비중은 52.7%, 58.8%, 71.7%, 73.4%로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지난해도 전체 매출 1233억원 가운데 878억3300만원(71.2%)을 그룹 내에서 올렸고 그 중 840억7300만원(96%)은 현대산업개발을 통해 기록했다. 현대EP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플라스틱소재 제조업체로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933억원, 269억원을 기록했다. 비상장 계열사인 건설업체 아이앤콘스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466억원과 116억원이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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