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월드컵 바람과 함께 뛰는 기업들

효성·애경산업, 회사 강당서 단체 경기관람…현대기아차, 서울 영동대로서 길거리 응원 나서기도[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이광호 기자, 김승미 기자] '2002년 그해 여름의 열기를 다시 한 번'효성에 다니는 김 모 대리는 18일 평소 보다 3시간 이상 빠른 오전 5시에 출근키로 했다. 이날 오전 7시에 시작되는 브라질 월드컵의 한국 축구 대표팀 경기를 회사에서 동료들과 함께 보기 위해서다. 효성은 서울 마포구 공덕동 본사 지하 1층 강당에 대형 스크린을 마련, 직원들이 모두 모여 응원을 하기로 했다. 김 대리는 "회사의 배려로 동료들과 함께 경기를 시청하며 응원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날 새벽같이 출근해 만반의 응원 준비를 갖출 것"이라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한국 축구 대표팀의 첫 경기를 앞두고 기업들이 다양한 단체응원 행사를 준비 중이다.효성과 같이 직원 모두 모여 응원을 하는가 하면 출근 시간을 축구경기 이후로 늦춘 기업도 적지 않다.애경산업도 한국의 브라질 월드컵 첫 경기인 러시아전 단체관람 행사를 마련했다. 애경산업은 경기가 시작되는 오전 7시부터 경기가 끝날 때까지 강당에 대형화면을 설치해 본사와 중앙연구소, 디자인센터 직원들이 자유롭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또 한국의 승패 및 경기 스코어, 첫 골 넣은 사람을 맞히면 상품권을 주는 이벤트도 마련했다.크라운해태제과도 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본사 강당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 직원들이 자유롭게 축구를 관람할 수 있도록 했고, 홈플러스도 사내에서 대표팀을 응원키로 했다.한국 축구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기 위해 사내 교육 일정을 연기한 기업도 있다. 코오롱그룹은 매주 수요일 과천 본사에서 오전 8시부터 1시간동안 진행하는 사내 교육 일정을 1주일 연기하고 직원들이 한국 축구 대표팀의 첫 경기를 단체 관람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효성그룹 관계자는 "월드컵 기간 동안 우리나라 대표팀 경기가 있는 날에는 어차피 업무가 손에 제대로 잡힐 리 없다"면서 "이럴 바에는 오히려 함께 응원하면서 경기를 볼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직원 사기와 업무 효율을 더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회사에서 단체로 경기를 관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회사 차원의 단체 관람은 아니지만 각 부서장의 재량에 따라 출근 시간을 조정하거나 정상 출근 후 사무실에서 대표팀을 응원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무역협회는 본사 앞에서 대규모 길거리 응원전이 펼쳐지는 만큼 혼잡을 피하기 위해 출근시간을 조정할 계획이다.또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공장을 멈출 수 없는 회사들은 정상출근 후 사무실에서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키로 했다.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현대기아자동차는 길거리 응원에 나선다. 현대기아차는 18일 오전 4시부터 서울 영동대로에 '현대 팬 파크(Hyundai Fan Park)'를 마련했다. 이날 현대 팬 파크에는 싸이가 출연, 월드컵의 흥을 더욱 돋울 예정이다.현대차 관계자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을 통해 온 국민이 소통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 이번 팬파크 운영을 계획했다"며 "월드컵 공식 후원사로서 한국 국가대표팀의 선전과 브라질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는 물론 월드컵 열기를 통해 온 국민이 하나로 뭉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현대차는 또 결승전이 열리는 다음달 14일까지 강남역 엠스테이지(M-Stage)에 월드컵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대형 스크린을 설치, 월드컵 기간 내 상시적으로 월드컵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등 길거리 응원전을 전폭적으로 지원키로 했다.한편 브라질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현지 직원들에게 유급 휴가 등을 주는 등 이번 브라질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하고 있다.브라질 상파울루주 삐라시까바시에 완성차 공장을 운영 중인 현대차는 브라질대표팀 경기가 있는 날은 공장 가동을 멈추기로 했고, 포스코와 동국제강은 노사합의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2주씩 유급휴가를 줬다. 다만 한국 주재원들은 정상 근무체제를 유지하면서 교민들과 함께 한국대표팀을 응원한다.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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