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탈 스마트폰' 전략 공개에 투자자 환영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권해영 기자] 삼성전자의 '탈 스마트폰' 전략 공개에 투자자들이 호평을 내놓고 있다. 스마트폰 이외의 반도체, 가전, 소프트웨어 등 분야에서 앞으로의 향방을 제시했다는 평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9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삼성 투자자 포럼(Samsung investors forum)'을 열고 차세대 성장동력에 대해 소개했다. 투자자 포럼은 지난해 11월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8년만에 개최한 '삼성 애널리스트데이'와 유사한 성격의 행사다.삼성전자의 기술 투자·개발 방향 등에 관심이 큰 아시아 전역 글로벌 금융 투자자 및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대응 전략 및 경쟁력을 미리 설명하고, 투자 등 상호 협력에 대한 교감을 나누는 자리다. '그린 메모리', '모바일 보안솔루션', '홍채 인식', '스마트홈' 등 삼성전자가 앞으로 주력할 사업은 이미 알려진 것들이 많긴 하지만, 구체적으로 투자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소통할 수 있었다는 점 만으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김경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중장기 비전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알린다는 것이 매우 긍정적"이라며 "투자자와의 소통 강화에 신경쓰고 있고, 세션별로 진지한 질문을 나눴다는 점이 인상깊다"고 전했다. 실제로 글로벌 IT 기업들은 실적발표 외에도 이와 같은 별도의 컨퍼런스 행사를 개최해 중장기 전략을 제시하고, 관련 내용을 홈페이지에도 게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마이크론, 샌디스크, 도시파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도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오른 만큼, 실적발표 외에도 구체적인 방향성을 투자자들에게 알리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중장기 비전으로 제시한 키워드는 크게 그린 메모리, B2B솔루션 녹스(KNOX), 스마트홈 등으로 요약된다. 그린 메모리는 저전력에서도 고성능을 발하는 메모리 솔루션이다. 데이터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그린 메모리를 통해 사용 전력을 아끼고, 서버 용량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소개했다. 이정배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팀 상무는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하는 데이터시장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9조원 규모였지만 2016년 21조원으로 2배 증가할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데이터 센터 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DRAM과 낸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NVMe(비휘발성 메모리 익스프레스) 및 차세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M램, P램 등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도 쏟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인종 무선사업부 전무는 삼성의 모바일 보안 플랫폼, 녹스(KNOX)와 생체인식 유망 기술로 홍채 보안 기술을 소개했다. 스마트폰 수요가 둔화되는 환경에서 삼성전자가 기업용 스마트폰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솔루션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 이 전무는 "전세계 녹스 사용자가 180만명이 넘었고 녹스 앱이 적용된 스마트폰은 8700만대로 증가했다"며 "녹스로 삼성전자가 전세계 기업간 거래(B2B) 보안 솔루션 시장에 주요 사업자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투자자들은 이윤철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전략마케팅팀 상무가 발표한 스마트홈 세션에 대해 가장 큰 변화를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애널리스트 데이에서는 가전의 디자인과 기능 우수성만을 강조한 데 반해, 이번에는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생활가전이 스마트기기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줬다는 평이다. 이 상무는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이 지난해 말 78억달러 수준에서, 2015년 150억달러로 2배 가까이 성장할 것"이라며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오븐, 식기세청기 등이 가전제품 중에서도 스마트기기와 연결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스마트홈 구축은 인터넷 보급률이 높은 한국을 비롯해 북유럽, 서유럽, 북미 등에서 먼저 현실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가전 및 TV, 스마트폰 등 가전-모바일 기기들을 통합 플랫폼으로 연동시키는 '삼성 스마트홈' 서비스를 올 상반기 출시하겠다고도 밝혔다.박영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투자자 포럼을 통해 메모리 산업의 안정적인 성장세, 스마트홈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 전달됐다"며 "스마트홈의 경우 실적에 기여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지만, 전략의 방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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