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성희 기자] 법원이 일반시민과 중소기업의 회생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윤준 수석부장판사)는 유관기관과 협력해 빚에 눌려 재기하기 어려운 개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법원은 지난달 법관 정기인사 이후 총 3명의 판사에게 개인회생사건만 전담하도록 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한 데 이어 현재 신용회복위원회와 서울시 외 다른 기관과도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개인회생 사건이 지난해 2009년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것에 대한 법원의 대비책이다. 파산부는 지난해 중순부터 신용회복위, 서울시와 손을 잡고 일반시민들이 대리인을 통해 절차진행 등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들을 위해 전담 재판부를 마련하기도 했다. 중소기업 회생 지원을 위해 지난해 5월부터 중소기업청과 함께 '회생컨설팅'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파산부는 13일 오전 중기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 관계자들, 회계법인 소속 컨설턴트들과 함께 이 제도의 성과를 짚어보고 개선사항을 점검했다. 이 자리엔 지난해 회생컨설팅을 실제로 받았던 기업의 대표자 2명도 참석해 경험을 토대로 의견을 교환했다. 중소기업이 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한 건 비용절감과 조기종결을 위해서다. 지난해 컨설팅을 받은 중소기업 중 5곳이 시장으로의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회생컨설팅을 받을 경우 비용은 중기청에서 지원하며, 컨설턴트가 조사위원의 역할을 겸하고 있어 조사위원을 따로 선임하지 않아도 된다. 파산부 관계자는 "조사위원은 원칙상 객관적인 평가밖에 내놓을 수 없지만 컨설턴트는 이에 그치지 않고 전문지식을 토대로 그 기업에 맞게 자문과 조언을 해줄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컨설팅을 거쳐 회생절차가 종결된 기업들을 분석했을 때 비용면에서 70% 이상 부담률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절차대로 대응을 했다면 4500만원이 드는데 비해 컨설팅을 거쳐 절차를 밟았을 땐 중기청 지원금이 더해져 1200만원만 부담하면 되는 식이다. 또 자문과 조언을 받아 맞춤식으로 절차를 진행해 시간이 단축되는 효과도 낳았다.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일반 회생사건의 경우 접수한 날로부터 1차 관계인집회까지 평균적으로 104일이 걸렸지만 회생컨설팅을 받은 사건의 경우 이 기간이 91일로 줄어들었다. 시장 복귀를 앞둔 5개 기업은 회생계획안 인가 결정이 나기까지 평균적으로 46일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파산부 한 관계자는 "회생절차가 어려움에 처한 개인과 중소기업에 재기의 기회를 마련해주는 일종의 '사회 안전망' 같은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들에겐 법원의 문턱이 높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며 "절차상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법원이 앞장서 다른 기관과 협력해서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성희 기자 sunghe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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