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우리나라가 걸음마를 시작했다면 일본은 날아다니는 수준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자조적인 한마디는 한국과 일본의 우주 기술력 격차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지난 7일 찾은 일본 아이치현(愛知縣) 소재 미쓰비시(三菱)중공업 도비시마(飛島) 제2공장은 그 차이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일본 우주산업의 심장부는 예상보다 단출했다. 탁 트인 공장에는 조립이 거의 완성된 'H2A 24호기'가 놓여 있었다. 열차 한량 크기가 조금 넘는 1단부와 2단부는 엔진만을 제외하고 고스란히 맨살을 드러냈다. 눈으로 목격한 일본은 우주강국의 면모를 과시했다. 열쇠는 민간기업의 힘이다.로켓은 위성을 지구 밖 궤도로 쏘아올리는 역할을 한다. 현재 로켓을 자체 제작해 발사하는 나라는 북한까지 포함해 10개국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처음 러시아의 도움으로 '나로호 3'를 쏘아올렸다. 일본은 1960년대초 미국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로켓개발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미쓰비스중공업의 역할이 컸다. 미쓰비스중공업은 1965년부터 우주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일본 중공업계 1위인 이 회사는 2001년 H2A의 첫 제작ㆍ발사에 성공했다. 이후 현재까지 발사된 총 27기의 로켓(H2A 23기, H2B 4기) 중 단 한 기를 빼곤 모두 우주로 쏘아올렸다. 발사 성공률이 95.5%에 달한다.로켓분야 매출은 미쓰비시중공업 전체 매출의 1%에 불과하다. 당장 수익도 나지 않는 사업을 50년간 이어온 이유는 무엇일까. 미쓰비시중공업에서 우주개발사업을 총괄하는 아사다 쇼이치로 우주사업부장(부사장)은 "정부가 원하는 부분이고, 국가적인 인프라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주산업의 3%에 불과한 로켓산업을 넘어 65%를 차지하는 위성산업을 주목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미래의 수익성을 내다보고 로켓사업에 뛰어는 기업이 절실하다"는 항공연 관계자의 넋두리가 아직도 귓가를 맴돈다.지연진 기자 gy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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