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임원세미나에 깜짝 등장한 권오현 부회장

초청인사 강연 뒤 강평 형태로 임원들과 문답…'위기 돌파 위해 정신 재무장' 주문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DS부문장)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지난 4일 삼성그룹 전 계열사 전무급 이상 임원 대상 정기 임원세미나가 열리고 있는 경기 용인시 삼성인력개발원. 예정에 없던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다. 통상 삼성그룹의 정기 임원세미나는 외부 강사진과 신태균 삼성인력개발원장 등이 강연을 맡고 삼성그룹 주요 최고경영자(CEO)는 아예 참석하지 않는 것이 상례여서 참석자들도 권 부회장의 참석을 의아해했다. 조용히 외부 강사진과 신태균 삼성인력개발원장 등의 강연을 청취하던 권 부회장이 세미나가 끝나갈 무렵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강평 형식으로 임원들과 문답을 나누며 삼성그룹의 현 상황, 앞으로의 목표, 비전 공유 등을 함께 했다.권 부회장은 이어 '위기 돌파'를 위한 '정신 재무장'을 주문했다. 이날 권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불확실한 경영 환경이 계속되고, 삼성을 견제하는 글로벌 경쟁자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아 어느때보다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며 "최고위 경영진들의 이런 위기의식을 임원들이 함께 공유하고 다시 직원들과 공유해 정신적 재무장을 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삼성그룹 최고위 경영진이 갖고 있는 위기의식을 전달하고 목표를 공유하기 위해 권 부회장이 직접 임원세미나에 참석한 것이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예년과 달리 권 부회장이 참석, 위기의식을 강조한 것은 그만큼 긴장감이 크다는 것 아니겠냐"고 전했다. 올해 임원 세미나 주제도 '한계 돌파를 위한 마하경영'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06년 사장단 회의에서 제시한 마하경영은 제트기가 음속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음속을 돌파할 수 있는 엔진과 음속을 견딜 수 있는 몸체와 부품이 필요한것처럼 변화를 위해서는 모든 것을 바꾸고 혁신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날 강연은 김동재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비롯한 경영 전략 전문가 및 혁신 전문가들이 맡았다. 위기일수록 전략은 명확하게 혁신의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후 신 원장이 마하경영을 주제로 강연했다. 강연이 끝난 뒤 가진 '친교의 밤' 행사에서도 현재 경영 환경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이 같은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도출됐다는 후문이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매년 하는 임원 교육이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면서 "현재 삼성그룹이 가진 한계에 대해 공감하고 이를 넘어서기 위해 혁신해야 한다는 의지를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정기임원세미나는 이달 말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올해 상무가 된 신임 임원을 제외한 전 계열사 소속 임원 2300여명이 대상이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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