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157년 역사의 스페인 최대 은행 산탄데르가 잘못된 투자전략으로 위기에 처했다고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천이 최근 보도했다.지난해 12월 초순 산탄데르가 6억5000만달러(약 6945억원)에 인수한 중국 상하이은행 지분 8%는 최근 단행된 산탄데르의 대표적인 잘못된 투자로 지적 받고 있다.산탄데르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는 시점에 단행된 투자인데다 다른 은행들 모두 중국 은행들로부터 발을 빼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한 것도 잘못이라는 것이다.현재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와 은행권의 부실 부채 및 그림자금융 문제로 중국 은행 투자에서 발을 빼고 있다.그러나 산탄데르는 베이징은행 지분 20%를 보유하고 중국 안후이장화이 자동차와 함께 오토론 사업에도 투자한데다 상하이은행 지분까지 추가하는 등 대세를 거스르는 모습이다.산탄데르의 위험한 투자 결정은 고위험 투자를 좋아하는 에밀리오 보틴 회장의 작품이다. 보틴 회장 옆에서 오랫동안 산탄데르의 경영전략을 세운 은행 업계 베테랑 알프레도 사엔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4월 사퇴했다. 그 자리를 경험이 부족한 하비에르 마린이 대신 앉은 것도 화근이었다.산탄데르의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2012년 초반 보틴 회장은 "앞으로 2년 안에 수익성을 50% 끌어올리겠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올해 산탄데르가 목표를 실현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2012년 산탄데르의 순이익은 2011년보다 13% 감소한 상태다. 2009년과 비교하면 반토막에 불과하다.스페인의 주식시장 분위기가 좋았던 지난 3년 동안 산탄데르 주가는 되레 12% 하락했다.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산탄데르 주식 투자를 추천하지 않을 정도였다.더 심각한 문제는 산탄데르가 나빠지는 수익성과 하락하는 주가에 제동을 걸만한 히든 카드조차 없다는 것이다.산탄데르는 중국ㆍ브라질 등 신흥국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며 글로벌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본거지가 금융시장 위기로 허덕인 스페인인만큼 저금리로 자금을 끌어오기도 쉽지 않다.산탄데르의 예대율(은행 예금 잔액에 대한 대출금 잔액 비율)은 108%에 육박한다. 은행이 예금으로 축적해 놓은 돈보다 빌려준 돈이 더 많다는 얘기다.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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