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열[사진=정재훈 기자]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넥센을 창단 첫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염경엽 감독. 두산과의 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그는 선수단의 선전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한의학에서 허약체질 개선과 집중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하는 공진단이다. 50만 원을 호가하는 상자를 서른 개나 마련했다. 두 가지 의미가 담긴 선물이었다. 정규시즌 막판 원정 5연전에서 1300㎞에 달하는 거리를 이동하며 사력을 다해 싸워준 점에 대한 고마움, 실책 하나로 승부가 갈릴 수 있는 포스트시즌에서 집중력을 발휘해달란 부탁이었다. 염 감독의 예상대로 1차전의 관건은 집중력이었다. 상위 타선은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했다.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로 출루한 톱타자 서건창이 도루와 포수 실책으로 3루에 안착했고, 서동욱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틈타 선취점을 올렸다. 주자 없는 2사에선 박병호가 상대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로부터 비거리 125m의 대형아치도 쏘아 올렸다. 선발투수 브랜든 나이트의 난조로 2대 2 동점을 허용한 넥센은 2회 다시 찬스를 잡았다. 선두타자 김민성이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니퍼트의 제구 난조로 대량득점까지 바라볼 수 있던 상황이었지만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후속 이성열과 문우람이 다소 허무하게 물러났다. 이성열은 볼 카운트를 3-0으로 유리하게 끌고 갔지만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높은 공을 쳐 중견수 뜬공으로 잡혔다. 문우람은 거듭된 떨어지는 변화구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다. 김민성마저 도루에 실패해 니퍼트를 조기 강판시킬 수 있던 기회는 그대로 물거품이 됐다.하위타선의 공진단 효과는 4회에도 나오지 않았다. 이성열의 집중력이 살아났으나 문우람이 그렇지 못했다. 주자 없는 1사에서 이성열은 니퍼트가 헛스윙 유도를 위해 택한 높은 공에 속지 않았다.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랐다. 문우람은 달랐다. 앞선 타석에서 당한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에 또 다시 걸려들었다.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가지 못하더니 결국 떨어지는 볼에 투수 앞 병살타로 물러났다.염경엽 감독은 6회 공격에서도 대타 없이 둘을 믿고 내보냈다. 공진단의 진가는 그제야 발휘됐다. 박병호의 볼넷으로 만든 2사 2루에서 이성열이 니퍼트의 초구를 공략, 좌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노림수가 적중해 얻은 타점이었다. 짧은 스윙으로 앞선 타석에서 당한 높은 체인지업을 그대로 받아쳤다. 후속 문우람의 대처도 돋보였다. 앞서 거듭 속았던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를 참고 기다렸다. 3-0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은 문우람은 이어진 풀카운트에서도 낮은 변화구에 배트를 휘두르지 않아 첫 출루를 기록했다. 허도환이 삼진으로 물러나 추가 득점을 올리진 못했지만 향후 선전을 알리기엔 충분한 공격이었다.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정재훈 사진기자 roz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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