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효율 높고 이산화탄소 배출 적지만가격경쟁력 밀려 전체 사용의 9.7% 그쳐비싼 설치비, 정부 보조금 지원해야[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가스 냉방'을 아십니까. 냉난방을 과연 전기로만 해야 할까.전력이 부족해 절전을 호소하는 정부, 울며 겨자먹기로 공장을 세워가면서 절전하는 기업, '나 하나쯤이야' 안이한 생각에 에어컨 버튼을 누르는 데 주저하지 않는 국민.이런 상황에서 전력 위기의 해법으로 거론되는 것이 바로 가스 냉방이다. 전기로 시원한 바람을 뿜어내는 에어컨 등과 달리 가스를 에너지원으로 냉난방을 하는 것을 말한다.우리 주위에서는 쉽게 보기 어렵다. 그만큼 보급이 안 돼 있다는 얘기다. 이유는 간단하다. 가스 냉방이 전기 냉방보다 비싸기 때문이다. 설치 면적에도 제약이 따른다. 최소 100평 이상 돼야 가스 냉방 기계를 설치할 수 있다.일례로 한국가스공사는 건물 내 일부 냉난방을 가스를 이용해 하는 시설을 설치해 뒀다. 공공기관은 물론 학교, 백화점, 교회, 대형마트, 병원 등 큰 건물에서는 가스 냉방을 하곤 한다.가스 냉방은 가격 경쟁력에서 전기에 밀리지만 우리나라가 만성 전력난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또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다는 환경적 측면에서 충분히 선택 가능한 대안이다. 에너지 이용 합리화 차원에서는 최선의 선택일 수도 있다.지난해 우리나라 냉방 전력 수요는 1766만kW로, 하절기 최대 전력의 23.7%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가스 냉방 전력 대체량은 190만kW 뿐이었다. 원자력발전소 2기 발전량이다. 기후와 온도가 비슷한 일본의 경우 가스 냉방 수요는 2011년 23.3%를 기록한 반면 우리나라는 9.7%에 불과했다.냉방 수요는 앞으로도 생활 수준 향상 등에 비례해 증가할 수밖에 없다. 가스로 냉난방을 하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하는 이유다.
가스 냉방의 장점은 효율성, 경제성, 안전성, 환경성으로 압축할 수 있다. 우선 우리나라 전력 효율은 40% 정도로, 특성상 저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력예비율을 유지해야 하는데, 전력예비율과 송배전 손실을 감안한 전력 효율은 35% 수준이다.이에 반해 가스는 에너지 손실이 적고 수송 손실이 없어 효율적인 편이다. 냉방용 천연가스 요금에 대해 가스공사는 원료비 이하로 책정하고 겨울철 난방 때에도 업무 난방용보다 평당 2.11원 저렴하게 요금을 적용한다. 도시가스로 매설된 배관을 통해 공급되기 때문에 언제나 필요한 만큼 가스를 사용할 수 있고 특히 여름철 전력 위기와 같은 비상사태에서도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다.전기는 냉매로 프레온가스를 사용해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는 데 반해 흡수식 가스 냉방은 냉매로 물을 사용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전기 냉방은 0.506kg.Co2/RT, 흡수식 가스냉방은 0.417kg.Co2/RT 수준이다.가스 냉방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 정책이 보다 개선돼야 한다. 이를 테면 설치 보조금 지원과 공공기관 가스 냉방 설치 의무화, 대형 건물 가스 냉방 설치 유도 등의 정책을 말한다. 가스공사는 1996년부터 가스 냉방 장려금 지원 정책을 시행했고 1997년부터 원료비 이하로 요금을 책정해 운영하고 있다.2010년부터는 정부의 보조금으로 전환했으며 현재는 가스 냉방 기기 설치비의 약 20%를 정책 자금(전력 기금)에서 지원하고 있다. 올해 5월까지 가스 냉방 정부 보조금 신청액은 76억원이었다.가스공사 관계자는 "냉난방을 동시에 할 수 있어 기계 값이 비싸고 가스 열원 단가 자체가 조금 더 높은 것은 사실이나 전력난 해소와 지구 온난화 등 환경적인 면에서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가스 냉방을 동작하는 원리는가스 냉방은 흔히 GHP와 흡수식으로 나뉜다. GHP는 가스 엔진 히트 펌프(Gas engine Heat Pump)를 말한다. GHP의 동작 원리는 냉장고와 유사하다. 냉방을 위한 압축기를 전기가 아닌 가스 엔진을 사용해 구동한다는 것이 전기 냉방과 가장 큰 차이다. GHP는 학교나 오피스 빌딩, 교회, 상업용 건물 등 주로 공간이 나누어진 개별 냉방 방식에 주로 보급된다.흡수식은 물을 냉매로 작동한다. 흡수식의 경우 대형 역사나 병원 등 중앙 냉방을 운영하는 곳에 주로 설치되며 냉각탑 등이 설치돼 GHP에 비해 대용량이다.김혜원 기자 kimhy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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