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슈퍼매치'를 가득 채운 서울-수원 서포터즈[사진=정재훈 기자]
[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이름 속 '슈퍼'란 형용사가 무의미해졌다는 폄하야말로 무의미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 박진감 넘치는 라이벌전. 짜릿한 세 골의 환희. 더 이상은 필요 없었다. FC서울과 수원 블루윙즈의 66번째 슈퍼매치였다.서울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21라운드 홈경기에서 아디-김진규의 연속골에 힘입어 수원을 2-1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서울은 슈퍼매치 9경기 연속 무승(2무7패)의 악연까지 끊어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총 4만3681명. 역대 최다 관중 17위이자 슈퍼매치 사상 8번째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대관중은 서울 서포터즈 '수호신'과 수원 서포터즈 '프렌테 트리콜로'를 중심으로 각각 양분돼 경기 내내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무더운 날씨도 문제는 되지 않았다. 그 가운데 그라운드에서 양팀 22명 선수들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혈전을 벌였다. 슈퍼매치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장관이었다. 내용 역시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접전이었다. 경기 초반은 수원의 우세였다. 무기는 조동건-서정진-홍철의 빠른 발을 앞세운 배후침투. 발이 느린 서울 수비진의 뒷공간을 노렸다. 서울은 예상치 못한 수원의 강한 공세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흐름은 전반 15분이 지나면서 서울 쪽으로 넘어왔다. 하대성-고명진의 서울 허리 라인이 힘을 받은 시점이다. 중원 싸움에서 이기면서 서울은 선수들 사이 간격이 조밀하게 맞춰졌고, 특유 패싱 게임도 재미를 보기 시작했다. 서울은 공중볼 싸움에서도 우위였다. 사실 이전까지 힘과 높이에서 앞선 쪽은 수원이었다. 서울이 수원전 맥을 못 춘 이유였다. 이번엔 달랐다. 수원은 스테보(스테비카 리스티치)-제난 라돈치치-에디 보스나가 한꺼번에 빠진데다, 설상가상 공격수 정대세와 '수비의 핵' 곽희주마저 부상으로 결장했다. 수원의 제공권은 더 이상 서울을 위협하지 못했다.
결승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펼치는 김진규 [사진=정재훈 기자]
결국 세트피스가 승부처가 됐다. 전반 30분 몰리나의 코너킥을 아디가 머리에 맞힌 슈팅으로 골문을 열어젖혔다. 후반 9분, 이번에는 왼쪽 측면에서 올린 몰리나의 프리킥을 김진규가 반대편으로 헤딩 슈팅하며 추가골까지 넣었다. 두 번의 골장면 모두에서 수원 수비수들은 이들에게 아무런 견제를 하지 못했다. 물론 이대로 물러날 수원이 아니었다. 후반 34분 오장은을 대신해 교체 투입된 조지훈이 1분 만에 기습적인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만회골과 함께 수원 원정 응원석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고, 이에 질세라 서울 서포터즈도 목청껏 응원가를 불렀다. 남은 10여분은 서울의 수성과 수원의 반격의 충돌이었다. 후반 38분 조지훈의 또 한 번 중거리 슈팅은 김용대 골키퍼의 몸날린 선방에 막혔고, 후반 종료 직전 추평강이 오른쪽 대각선에서 때린 슈팅은 반대편 골문을 살짝 스쳐갔다. 그때마다 경기장은 탄식과 안도의 한숨으로 가득 찼다.
승리가 확정된 직후 환호하는 최용수 서울 감독 [사진=정재훈 기자]
결국 서울은 남은 시간을 잘 보낸 끝에 2-1 승리를 지켜냈다. 10경기만에 승리를 맛본 서울 선수단과 서포터즈는 함께 환호했고, 3년 만에 첫 패배를 당한 수원은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라이벌전의 시소게임은 다시 시작됐다. 슈퍼매치는 '슈퍼'는 여전히 유효하다. 전성호 기자 spree8@정재훈 사진기자 roz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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