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독일 정부가 긴축 정책을 고수하고 유럽중앙은행(ECB)의 역할 확대를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한 경제자문이 정부의 입장과 반대되는 주장을 내놓아 주목된다. 페테르 보핑어 독일 정부 경제위원회 자문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긴축정책을 중단하고 ECB가 유로존 경제를 위해 좀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발표된 독일 경제지표가 사실상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임을 보여준다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이란 경기 불황 속에서 물가가 오르는 것을 뜻한다. 그는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유럽 경제가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발표된 독일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0.1%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 성장에서 반등에 성공했지만 시장 전문가 예상치 0.3%에 미치지 못 했다. 독일 경제의 동력인 수출이 부진하면서 성장률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독일의 최대 교역 상대가 유로존인만큼 독일 수출 부진은 유로존 수요 부진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당초 -0.6%로 발표됐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0.7%로 하향조정됐다. 보핑어는 이날 경제지표는 유로존 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우리는 아직 위기의 중심에 있으며 심지어 더 나빠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위기는 주변국에서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이는 정책 결정자들이 심각하게 걱정해야 하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보핑어는 긴축에 대한 논의가 다시 이뤄져야만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유로존 경기 침체를 감안하면 전체적인 긴축 기조는 확대될 것이 아니라 제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9월 예정된 총선에서 승리해 다시 집권하게 되면 긴축 정책의 기조를 변경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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