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벤츠가 고급 차 시장에서 주요 경쟁사인 BMW와 아우디에 밀리자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신모델을 출시해 2020년에는 1위자리를 탈환하겠다는 것이다. 11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디터 제체(Dieter Zetsche) 다임러 최고경영자(CEO.59.사진)는 지난 7일 블룸버그 TV에 출연, 앞으로 8년 동안 13개의 신 모델을 출시해 럭셔리 자동차 시장에서 1위를 탈환하겠다고 밝혔다.
다임러벤츠의 디터 제체 CEO
벤츠 자동차를 생산하는 다임러는 2005년에 BMW에 고급차 시장 1위자리를, 2011년에 폴크스바겐 산하 아우디에 2위 자리를 각각 내주고 고급차 시장에서 3위로 밀려났다. 다임러는 지난해 전년대비 4.7% 증가한 사상 최대인 132만대의 승용차와 SUV를 판매했으나 BMW는 12% 증가한 154만대,아우디는 12% 늘어난 146만대를 팔아 격차를 벌렸다.다임러는 지난해 유럽시장 고전에도 80억 유로(한화 약 11조 8000억 원)의 세전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산되지만 이는 그 전해의 90억 유로에 미치지 못해 투자자들 불만을 낳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자에서 다임러가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서 BMW 등 경쟁차 업체들과의 간극을 메우지 못하자 투자자들이 다임러를 압박하고 있다면서 제체 CEO의 임기가 5년이 아니라 3년 연장될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블룸버그통신은 다임러의 경영을 감독하는 감독이사회는 오는 21일 회의를 열고 제체 CEO의 임기를 2018년까지 연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BMW와 다임러 사이의 22만대에 이르는 간극을 메우기 위해 기회를 더 줄 것이라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다임러에서 36년간 일한 다임러맨인 제체는 메르세데스 사업부 대표가 된지 석달만인 2006년 CEO 자리에 오른뒤 7년째 다임러 그룹의 사령탑을 맡고 있다.그렇지만 실적목표를 맞추지 못해 최근 곤란한 처지가 됐다. 본래 2010년에 세전이익 10%를 달성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제체는 지난해 두 번째로 목표 시기를 연기했다. 블룸버그는 일러야 2014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이 때문에 다임러 지분율이 3%에 조금 못 미치는 유럽 투자회사 세비안 캐피털은 경영진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아예 전직 경영자까지 영입하는 일까지 벌어졌다.다임러 투자자들은 다임러 감독이사회가 제대로 경영감독을 못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BMW나 아우디 소유사인 폴크스바겐과는 달리 다임러는 대주주 가문 투자자가 없어 주주에게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BMW의 대주주인 크반트 가문은 슈테판 크반트 경영감독이사회 부의장과 어머니 요한나 크반트,누나 수잔나 클라텐 등 3명이 BMW의 지분 46.7%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54년간 그룹 성장을 물밑에서 지원하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창업자 페르디난트 포르쉐의 외손자인 페르디난트 피에히가 감독이사회 의장으로 있다.제체는 이같은 난관을 신모델로 돌파하겠다는 복안이다.CLA 콤팩트 쿠페를 비롯한 10개 모델과 4개 신규모델이 그의 승부수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향후 2년 동안에 해마다 E클래스 신모델과 CLA쿠페,S클래스 신모델을 지난해 도입한 A클래스와 B클래스와 함께 출시하겠다는 것이다.이미 력 상품인 S클래스 모델의 숫자도 두배로 늘려놨다.중국 시장 공략도 강화할 생각이다.이를 위해 중국 시장 감독을 위해 새 이사를 임명하고 중국내 판매조직 두 개를 통합하고 판매신장을 위해 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그룹 자동차 사업부 지분 12%를 매입하기로 했다.다임러의 지난해 중국시장내 판매량은 겨우 1.5% 증가했지만 BMW와 아우디는 모두 30% 이상 증가했다.제체가 과연 약속을 이행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그는 이전에도 스포티한 A 클래스의 신모델 개발 등으로 2020년까지 메르데세스를 세계 최대 프리미엄 카 제조사로 부상시킬 것이라고 선언했지만 투자자들은 약속한 과실을 챙기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FT는 다임러가 BMW와 아우디보다 소형 SUV와 소형차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으며 수익성이 높은 고급 세단에서도 신모델 출시에 실패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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