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청담동 '왕지갑' 모시기 전쟁 치열...학동 사거리 국내 전자업계 '메카' 부상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청담동 사모님을 모셔라'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소니 등 주요 전자업체의 '학동 사거리 혈투'가 뜨겁다. 강남 한복판 사거리에서 주요 업체들이 서로 마주보며 체험형 매장과 서비스 센터를 운영하는 등 '큰 손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대형 건물 전체를 통째로 매장으로 사용하며 소비자 유치에 나서는 등 학동 사거리가 국내 전자업계의 새로운 메카로 떠오르는 중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학동 사거리에 삼성 디지털프라자, LG 베스트샵, 소니 스토어, 애플 서비스센터, 캐논 플렉스, 파나소닉 프라자 등 주요 전자업체의 체험형 매장이 몰려 있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곳은 대각선으로 마주보고 있는 삼성 디지털프라자와 LG 베스트샵이다. 두 매장 모두 '강남본점'이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건물 한 동을 통째로 쓰며 4개층으로 나눠 운영 중이다.
삼성 디지털프라자 내부 모습
삼성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은 지난해 10월 학동 사거리에 새롭게 오픈했다. 매장은 1465㎡ 규모로 1층 휴대폰, 2층 TVㆍPC, 3층 냉장고ㆍ세탁기ㆍ에어컨, 4층 서비스 센터 등으로 운영된다.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30여명으로 매층마다 제품을 설명해주는 직원 2명, 판매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 6명이 근무한다.LG 베스트샵은 한달 뒤인 지난해 11월 삼성 디지털프라자 맞은편에 문을 열었다. 삼성전자 매장보다 큰 1720㎡ 규모로 LG 베스트샵 중 가장 크다. 1층에 대형 3D TV 체험관이 있고 2층에서 휴대폰ㆍTV, 3층에서 냉장고ㆍ세탁기ㆍ에어컨, 4층에서 빌트인ㆍ주방가전 등을 판매한다. 총 26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LG 베스트샵 내부 모습
소니 스타일 매장도 삼성 디지털프라자, LG 베스트샵 건너편에 자리잡고 있다. TV, 카메라, 태블릿 등을 판매하며 3명의 직원이 방문객을 상대한다. 휴대폰은 판매하지 않는다. LG 베스트샵에서 안쪽으로 조금만 더 들어가면 애플 서비스센터도 자리잡고 있다. 제품을 판매하지는 않고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수리해준다.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매장과 애플 서비스센터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 캐논 플렉스, 파나소닉 프라자 등 다른 전자업체의 체험형 매장도 자리잡고 있다. 이 곳으로 직선으로 1km 떨어진 곳에는 하이마트 압구정점이 둥지를 텄다. 주요 전자업체들이 대형 매장을 새롭게 오픈하면서 하이마트도 지난해 10월부터 리모델링을 끝내고 숍인숍 형태의 '모바일 하이마트'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학동 사거리 근처에서 10년동안 자리를 지켜 온 터줏대감으로서 단골 고객을 삼성 디지털프라자, LG 베스트샵 등에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도다. 강남 부자 고객을 잡기 위한 업체간 신경전도 팽팽하다. 삼성 디지털 프라자 강남본점에서 근무하는 직원 A씨는 "손님들이 직원들의 설명과 함께 직접 제품을 써보고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먼저 이곳에 매장을 새롭게 오픈했는데 LG전자가 한 달 후에 맞은편에 매장을 오픈하더라"며 "우리 매장을 찾는 손님이 하루에 수백명에 이르는 등 이 지역 매장 중 가장 많은 소비자가 몰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LG 베스트샵 강남본점 직원 B씨는 "이 근처에서는 LG전자 매장이 가장 크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며 "소비자가 워낙 많이 찾아 이 근방에서는 LG베스트샵에서 휴대폰을 개통하는 사람이 가장 많다"고 말했다. 주요 전자업체가 강남 한복판에 대형 매장을 열며 혈투에 나서는 것은 부자 고객이 몰리는 지역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청담동을 포함해 주변 논현동, 신사동, 압구정동 일대를 겨냥해 최고급 매장에 최고급 제품을 전시하며 프리미엄급 이미지 구축에 나서고 고급화 전략에 속도를 내는 셈이다. 기존에는 백화점 위주로 프리미엄 마케팅에 나섰다면 이제는 소비자들과 직접 소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재고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불황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는 가운데 구매력 있는 소비자를 끌어안겠다는 목적도 있다. 주변에 압구정역, 압구정로데오역 등이 위치해 유동 인구가 많은 것도 이 곳에 대형 매장이 속속 들어서는 이유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LG, 소니, 애플 등 주요 전자업체가 강남 한복판에서 프리미엄급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자존심 대결을 펼치고 있다"며 "학동 사거리가 국내 전자업계의 새로운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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