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측 '文, 말바꾸기'…文측 '朴, 베끼기'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양측이 9일 각 후보의 정치쇄신분야 공약과 공약집을 두고 상대후보 흠집내기에 나섰다. 박 후보측은 문 후보의 말바꾸기를, 문 후보측은 박 후보의 베끼기를 물고늘어졌다.◆朴측 "文 NLL FTA 천안함 말바꾸기"=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박선규 대변인은 8일 광화문에서 문재인 후보가 이번 선거를 1% 특권층과 99% 서민의 선거라고 규정한 것과 자신은 민주당 후보가 아닌 국민후보라고 주장한 것을 문제 삼았다. 박 대변인은 문 후보를 향해 "1%에 속하나 아니면 99%에 속하는가, 특권층인가 아니면 서민인가"등을 따져 묻고는 "문재인 후보가 국민후보라면, 문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은 국민이 아니라는 말인가"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 이익을 위해 편을 갈라 갈등을 부추기던 참여정부 때 행태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며 "이것이 문재인 후보가 얘기하는 새정치인가"라고 공개질의했다. 정옥임 대변인은 천안함과 북방한계선(NLL),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된 문 후보의 말바꾸기 공세를 펼쳤다. 정 대변인은 문 후보의 과거 여러 인터뷰에서 천안함을 침몰로 언급한 것을 소개하면서 "11월 28일 대전유세에서 천안함 폭침이라고 처음으로 표현을 하고, 또 12월 4일 대선후보 토론회에서도 천안함 폭침이라고 사용을 하고 있다"며 "선거공보물에는 여전히 '천암함 침몰'이라고 돼 있다"고 지적했다.정 대변인은 이어 "한미FTA에서 민주통합당이 문제 삼는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와 관련해서도 문재인 후보는 말을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2007년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FTA반대론자들이 ISD를 독소조항이라고 문제 삼자 'ISD는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투자자 보호제도로 정착된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그런데 문 후보는 11월 12일 대통령 후보 외신기자클럽 기자회견에서 '국회에서 지난해 재협상을 결의했고, 독소조항에 대해 국민적 우려가 많은 만큼 국제적 기준과 절차에 맞게 재협상해 나갈 수 있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NLL관련해서도 "사실상 영해선이라고 수차례 말했다고 지난번 TV토론에서도 말했지만, 실제로 11월 12일 서울 외신기자클럽에서 처음 언급한 것이 사례"라고 주장했다.김근식 수석부대변인은 문 후보가 당선후 의원직을 사퇴한다고 한 발언과 관련 "선거일을 10일밖에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사퇴설이 나온다"며 "문 후보는 불과 보름 전에 국민들에게 한 약속을 지킬 수 없다면 그에 합당한 설명과 함께 국민에게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文측 "朴, 정치교세 시대교체 베끼기"=반면에 문재인 후보측은 박 후보에 대해 문 후보의 슬로건, 공약 등을 표절했다고 비판했다. 문 후보측 진성준 대변인은 8일 박 후보의 광화문 유세 발언을 정조준했다.박 후보는 "정권교체의 수준을 넘는 정치교체와 시대교체로 새로운 시대,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고 말했었다.진 대변인은 "명백한 표절"이라며 "자신의 당선을 정권교체 더 나아가 정치교체, 시대교체라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는 책임 없다는 식의 후안무치한 태도에 정말 속이 끓고 심장이 터질 것 같다"며 "박근혜 후보의 당선은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권연장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이 새누리당 정권이 아니고 무엇이냐, 박근혜 후보가 새누리당 후보가 아니고 무엇이냐"면서 "정치교체나 시대교체는 더 더욱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명박식 불통정치의 연장이고 박정희 시대로의 역행이다"면서 "돈 안 드는 말이라고 마구 베껴서 쏟아내는 것인가. 정히 그럴 것이라면, 박근혜 후보 민주당에 입당하라"고 말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경제민주화는 없었던 일로, 검찰개혁의 중수부 폐지는 없다가 있던 걸로 말바꾸기 하던 박근혜 후보는 이제는 정권교체를 넘어 '정치교체와 시대교체로 나가겠다'는 문재인 후보의 말을 베끼고 있다"며 "말바꾸기 여왕으로 등극한 데 이어 말베끼기 여왕까지 석권할 모양이다"고 거들었다. 김혁 부대변인은 "박후보는 민주당의 슬로건과 그 가치를 인정한다면 민주당이 정권교체후 새정치 실현을 위해 나아가는 방향과 가치에 대해 뒤에서 적극 밀어줬으면 좋겠다"며 "문재인 후보는 오직 새 정치와 민생만을 생각하고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는 것을 거듭 강조한다"고 말했다.김수영 부대변인은 "문재인-안철수의 단일화로 위기의식에 몰린 새누리당은 '권력나눠먹기'니 '밀실야합'이니 하며 폄훼하고 나섰다"며 "그렇다면 이회창, 이인제, 김종필, 한광옥 등 과거의 구태정치인을 전부 끌어모아 줄세우기하는 것이 국민통합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이경호 기자 gung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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