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미기자
[문재인 캠프 제공]
[부산=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가 7일 처음으로 공동유세에 나섰다. 문 후보는 기다렸다는 듯 안 후보의 두 손을 힘껏 부여잡으며 반갑게 웃었다. 문 후보는 감격에 겨웠던지 돌발적으로 “안철수 파이팅”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안 전 후보의 지원에 대한 고마움을 여과없이 드러낸 것이다. 유세장에 나온 부산시민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이번 대선 최대 격전지인 부산의 민심이 이 두 후보로 인해 요동칠지 관심이 쏠린다. 문 후보와 안 전 후보는 이날 오후 5시 10분쯤 부산 최대 번화가인 서면 롯데백화점 지하분수대 앞에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지지자 2000여명은 이 둘을 열화와 같은 박수로 맞이했다. 문 후보가 적극적으로 안 후보의 손을 덥썩 잡자 시민들은 더 크게 환호했다. 문 후보는 안 전 후보와 함께 동행한 송호창 전 공동선거대책본부장과 장하성 교수 등과도 인사를 나눴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문 후보는 “부산 시민 여러분 사랑합니다. 저와 안철수 후보가 함께 왔다”며 부산 시민들에게 첫 인사를 건냈다. 그는 “우리도 이제 하나가 됐다”면서 “함께 힘을 합쳐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고 대선 후에도 새정치를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다”고 외쳤다. 이어 “부산 시민 여러분 아름다운 단일화가 이제 완성됐죠”라면서 “아름다운 단일화를 완성시켜주신 안 후보님께 큰 박수를 부탁드린다”며 안 후보를 치켜세웠다. 그러자 수백명의 지지자들이 일제히 “안철수, 안철수”를 연호했다. 뒤 이어 안 전 후보가 마이크를 건네 받고 말을 이었다. 그는 “새정치를 위한 염원이 얼마나 큰지 알고 있다”면서 “새정치 실현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안 전 후보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문 후보가 “안철수 파이팅, 문재인 파이팅”을 외쳤다. 부산 시민들도 둘이 함께하는 모습에 더 큰 환호를 보냈다. 이날 유세장을 가득 매운 수천여명의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문재인, 안철수”를 번갈아 가며 외쳤다. 이날 한 시민은 “부산사나이 문재인과 안철수의 국민으로 살고 싶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나와 흔들어 댔다. 공동 유세를 마친 문 후보와 안 전 후보는 서로 어깨를 나란히 한채 동시에 이동하며 시민들과 악수를 나눴다. 이 둘의 등장으로 서면 일대는 북새통을 이뤘다. 그러나 유세장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부산저축은행 피해자 몇명이 모여 ‘70억원 진실을 규명하라’고 적힌 팻말과 함께 확성기를 이용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자 문 후보와 안 전 후보 지지자들이 “물러가라 박근혜, 이명박”을 외치며 맞서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조성됐지만, 다행히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날 500여명의 시민들은 문 후보와 안 후보가 유세장에 도착하기 한 시간전부터 나와서 두 사람의 첫 유세를 기다렸다. 한 70대 노인은 기다림에 지쳐 다리에 쥐가 나기도 했다. 이날 두 후보의 공동유세 일정은 안 전 후보 측에서 주도하는 모양새를 갖췄다. ‘안 전 후보 지지자 모임’에 참석한 안 전 후보를 문 후보가 만나러 가는 형식이었다. 문 후보 측에서 안 전 후보가 단순한 조력자 이미지로 비치지 않도록 배려하는 차원에서 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둘의 공동 유세 이후 안 전 후보는 부산역 광장에서 지지자들과 두 번째 만남을 가졌고, 문 후보는 남포동으로 자리를 옮겨 유세를 이어갔다. 문 후보는 남포역 앞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이번 대선은 문재인, 안철수, 심상정이 함께 하는 새정치와 박근혜, 이회창, 이인제가 함께 하는 낡은 과거 정치 세력과의 대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 뒤 “부산의 역사적 결단만이 남았다. 부산이 결심하면 정권이 바뀌고 새로운 정치가 시작된다”며 부산 시민들의 표심을 자극했다. 특히 문 후보는 “이번에 정권교체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함과 새정치를 통해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는 간절함이 있다”고 호소했다. 이날 남포동에서 열린 문 후보의 유세장에는 3000여명(경찰 추산, 캠프 추산 1만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공식 유세가로 지정된 가수 신해철의 ‘그대에게’가 울려퍼지자 노란색 풍선과 바람개비를 든 시민들이 열광적으로 호응했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부산에서 이같은 열띤 반응이 나오자 민주당 관계자들의 입가에는 시종 웃음이 묻어났다. 김승미 기자 askm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