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위험 건설사 58곳, 부동산공급업 144곳부도 현실화되면 금융권 9조원 피해[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향후 건설경기가 지속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건설부문의 재무안정성 악화를 우려했다. 공급 측면 전반에 걸친 강력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KDI가 21일 내놓은 '건설부문 재무안정성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시장이 침체되면서 건설기업 수익성이 하락하고 부도업체가 증가하는 등 침체 양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지난해 기준 주요 건설기업의 재무지표를 분석한 결과 부실 위험이 있는 기업이 총 202개로 건설사가 58곳, 부동산공급업체가 144개를 차지한다고 추정했다.이들 부실기업이 전체 건설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내외로 부동산공급업의 부채가 13조 중 9조40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건설업 부도 후 채권회수율이 30%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부실위험 기업의 부도가 현실화될 경우 금융권은 약 9조원 정도의 피해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건설경기 부진이 건설업체의 부채비율에도 영향을 주고 있어 이들 기업의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건설업체의 부채비율은 2008년 이후 200~300%로 다소 하락했으나 부동산공급업체들의 부채비율은 자본잠식상태에 있는 기업을 제외하더라도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자본잠식상태에 있는 기업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400% 수준으로 나타났다. 부채규모도 70조원을 넘어섰다. KDI는 건설사들이 이들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과 집단대출 등에 지급보증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공급업체들의 부실이 건설사의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향후 건설경기가 계속 부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건설부문의 재무안정성도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건설부문 내실화를 위해 공급 측면 전반에 걸친 강력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또 회생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대해서만 선별적으로 정책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최근 건설경기 악화는 건설수요 측 충격이 건설공급 측에 영향을 미친데 기인한다"며 "앞으로 건설부문 내실화는 인위적인 건설수요 부양대신 건설공급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변화돼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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