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선 유진그룹 회장 형제, 고위 검사 돈 거래 의혹으로 검찰 조사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하이마트 매각 후 시멘트 사업까지 정리하면서 재기를 노리던 유진그룹이 위기에 처했다.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과 동생 유순태 EM미디어 대표가 현직 고위 검사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 특임검사의 소환조사를 받으면서다. 유진그룹의 발목을 잡고 있는 돈 거래 의혹이 장기화될 경우 그룹의 재기 노력도 물거품이 될 처지에 놓였다.검찰 간부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김수창 특임검사팀은 12일 유경선 회장과 유 회장의 동생 유순태 EM미디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잇따라 소환해 조사했다. 특임검사팀은 유 회장 형제를 상대로 서울고검 김모 검사와의 관계, 금품 전달 경위와 규모, 대가성 여부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회장의 넷째 동생인 유 대표는 유진기업이 100% 출자한 EM미디어의 대표를 맡고 있으며, 지난 2008년 5월 김 검사에게 6억원을 건넨 의혹을 받고 있다.유진그룹 측은 지난 9일 "유진그룹은 해당 검찰간부와 어떤 자금거래도 하지 않았다. 유순태가 개인적으로 빌려준 것일 뿐 그룹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유순태 개인이 해당 검사와 평소 개인적 친분관계로 해당 검사가 개인적으로 절박한 상황임을 호소해 인간적 도움을 주고자 전세자금을 일시 빌려준 것"이라고 반박했다. 돈이 오간 시점을 두고 유진그룹이 하이마트를 인수하던 시점과 겹쳐 대가성 의혹이 나온 데 따른 해명이다. 유진그룹의 선긋기에도 불구하고 유 회장이 함께 고강도 조사를 받으면서 그룹의 앞날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유 회장은 앞서 지난 3월 하이마트 인수 과정에서 이면계약을 체결한 혐의로 피의자 신분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어 기업 이미지 추락에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따라 최근 10여년간 이끌어온 시멘트 사업까지 과감히 정리하며 유동성 극복 의지를 다졌던 유진그룹의 재기 노력도 흔들리게 됐다. 당초 유진그룹은 하이마트와 시멘트 사업 매각을 통해 확보한 약 8000억원을 향후 위기관리와 그룹 재도약을 위한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었다. 이와 관련 유진그룹 관계자는 "아직은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업계 관계자는 "유 회장 형제가 둘 다 피의자 신분으로 고강도 조사를 받아 (이번 검찰 조사가) 유진그룹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유 회장 본인이 하이마트 이면계약 의혹에 이어 두 번째 검찰 조사를 받았다는 점에서 기업 이미지에 상당히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박혜정 기자 park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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