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은행 감독 체제를 신설하는 등 은행권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가 은행들의 근본적인 체질개선에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중앙은행(ECB)에 따르면 지난 9월기준 스페인 시중은행의 민간 부문 예금잔액은 1조5100억유로(약 2조1400억원)을 기록해 6개월만에 처음으로 증가했다. 2010년 이후 급감했던 그리스 은행의 예금잔액 역시 전월보다 늘었다. 수년간 가파르게 증가했던 ECB에 대한 은행의 대출이 줄어드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8월 4110억유로였던 스페인 은행의 대출잔액은 지난 9월 4000억유로로 110억유로 감소했다. 은행들은 그동안 부진했던 채권발행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스페인 대형은행인 바네스토는 최근 5억유로의 4년만기 채권을 발행했고 스페인 2위은행인 BBVA와 이탈리아 2위 은행인 인테사산파올로 등도 각각 30억유로 상당의 3년·4년만기 채권발행에 성공했다. 올드뮤추얼 그룹의 크리스틴 존슨 메니저는 "최근 몇 달 사이에 유로존의 불확실성이 다소 개선되고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최악의 상황을 잘 넘기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예금 증가와 자금조달 능력 향상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다. 그러나 상황을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일련의 조치들이 장기적으로 은행의 펀더멘털 개선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유로존이 금융권 부실을 막기 위해 처음으로 도입한 은행연합의 성공여부가 중요하다. ECB가 은행연합을 통해 시도할 예금자보호와 부실은행 청산 체제가 얼마나 실물경제 반영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각 회원국들 사이에 존재하는 이견들의 조율도 중요한 과제다.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칼로 마릴스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유로존 위기의 가닥이 잡혀지고 있지만 해결과제는 곳곳에 산적해 있다"며 " 은행권의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위해서는 은행연합의 성공적인 정착이 중요하다"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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