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혜연 씨의 칭찬이 도전자를 춤추게 하네요

요즘 온스타일 <도전! 수퍼모델 KOREA 3>(이하 <도수코 3>)를 보며 칭찬의 효과가 얼마나 큰지 새삼 깨닫는 중입니다. 진행자인 장윤주 씨를 비롯한 심사위원이나 사진작가에게 듣는 칭찬의 효과도 크겠으나 특히 화보 촬영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한혜연 씨의 칭찬에 180도로 달라지는 도전자들이 참 많더라고요. 한혜연 씨가 도전자들의 기를 북돋아주고자 쏟아내는 갖가지 화려한 수식어들 중에서 도전자들이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말이 뭘까요? 아마 “예쁘다”가 아닐까 싶어요. 그냥 듣고 싶은 정도가 아니라 간절히, 또 간절히 바라는 말이지 않을까요? 물론 예쁘다는 말이야 여자라면 누구나 나이를 불문하고 흐뭇한 칭찬입니다. 그러나 한혜연 씨의 “예쁘다”는 그저 단순한 칭찬이 아니더군요. 마치 전라도 사투리 ‘거시기’처럼 많은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고 봐요. 선이 아름다웠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고 딱 적절했다, 프로에 버금가게 완벽했다 등이 모두 담겨 있는 ‘바로 그거야!’ 하는 느낌, 즉 최상의 찬사인 겁니다. 그걸 모든 도전자들이 느끼기 때문인지 한혜연 씨의 “예쁘다” 소리가 한번 떨어지고 나면 사기가 충천해서, 비전문가인 제가 봐도 감탄할 만큼 훌륭한 컷들이 나와 주더라고요.<H3>한혜연 씨의 맞춤 조언이 <도수코 3>를 보는 재미입니다</H3>

한혜연 씨는 시동 꺼진 자동차의 뒤를 밀어주듯 도전자의 강점과 약점을 짚어주더군요.

장윤주 씨가 탈락자 결정을 앞두고 매번 하는 멘트지만 모델에 적합한 체형을 타고났다고 해서 모두가 톱모델이 되는 건 분명 아닐 거예요. 끊임없는 자기개발과 노력, 그리고 그렇게 해서 얻어진 성취감들이 쌓여가는 사이 자신도 모르게 한걸음씩 톱모델의 자리에 다가가는 거겠죠. 하지만 이 자기개발이라는 것이 말처럼 쉬운 건 아니잖아요. 스스로의 강점과 약점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고요. 그런데 자동차 시동이 꺼졌을 때 뒤에서 누군가 밀어주면 시동이 쉽게 걸리듯 한혜연 씨가 바로 그런 역할을 해줍니다. 도전자가 미처 알아채지 못한 것들을 세심히 찾아내 알려주거든요. 지형지물과 도구의 적절한 활용법부터 갇혀 있는 생각을 끌어내고 깨우쳐주는가하면 의상이며 포즈에서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합니다. 가끔은 직접 자세를 고쳐 주기도 하고요. 그건 어떤 포즈를 어떻게 취해야 만족할만한 아름다운 사진을 얻을 수 있는지 이미 꿰뚫고 있기 때문일 거예요. 모델이 어떻게 해석을 하느냐에 따라 화보의 질이 현격히 달라진다는 한혜연 씨의 말씀, 매회 통감하고 있습니다.하지만 듣기 좋은 칭찬만 한다면 좋은 멘토가 아니겠죠. 도전자들은 매회 한혜연 씨로부터 눈물 콧물 쏙 빠질 만큼 직설적인 지적도 자주 듣습니다. 아니 어쩌면 칭찬보다도 서슬 퍼런 매서운 지적이 훨씬 많다고 할 수 있겠네요. “전신 컷에서 건질 게 없다는 건 문제가 심각한 거예요”, “가끔 저렴한 포즈를 할 때가 있어요”, “네가 지금 헤매고 있는 게 화면에서 보여” 이처럼 피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여겨지는 경우에는 정신이 번쩍 들 자극들을 서슴지 않고 쏟아내시더군요. 그런데 제가 엄마의 입장이라서 그런지 도전자들이 눈물을 훔칠 때마다 아주 안쓰러워 죽겠어요. 아직은 한참 나이 어린 처자들이니까요. 그네들이 지금껏 살면서 그런 적나라한 타박을 얼마나 받아 봤겠어요. 아마 많이 서러울 거예요. 하지만 중요한 건, 한혜연 씨의 말이 결코 틀린 지적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피가 되고 살이 될 이 지적들을 어떻게 자기 것으로 만드느냐, 그것이 바로 성공의 열쇠가 아닐까요? 그리고 재밌는 건요, 한혜연 씨의 지적이 지나치게 신랄하다 싶으면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장윤주 씨가 슬며시 도전자의 편을 들고 나선다는 거예요. ‘저렴’ 운운한 그 지적을 두고도 아직 어리고 끼가 넘치니까 그렇다고, 자신은 요즘도 자꾸만 허리를 꺾어 그런 포즈를 취하고 싶어진다며 변명을 해줬거든요. 그런 적절한 역할 분담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이 경쟁 프로그램에 조금이나마 온기를 더하고 있다고 봅니다.<H3>멋진 화보 뿐 아니라 도전자들의 삶도 배려해주세요</H3>

한혜연 씨와 장윤주 씨가 도전자들의 치기어린 갈등까지 현명하게 보듬어주면 좋겠어요.

그런데 아쉬운 부분도 있어요. 매 시즌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도전자들 간의 첨예한 갈등이 보는 사람의 마음을 매우 불편하게 합니다. 열 명이 넘는 처자들이 오랜 기간 함께 지내게 되었으니, 또 서로가 경쟁 상대이다 보니 곳곳에서 치기어린 갈등이 불거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죠. 하지만 발언 하나하나,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노출이 되고 시즌이 끝나도 그칠 줄 모르고 회자되는 만큼, 쓸데없는 설화에 휩싸이지 않도록 멘토들이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진 한 장 잘나오는 것만큼 중요한 게 앞으로 그들이 살아갈 삶이니까요. 그리고 또 한 가지 ‘톱 5’가 결정된 지금 모든 여론의 화살이 가장 나이 어린 김진경 양을 향하고 있다는 점이 참 안타깝습니다. 거품이다, 노력에 비해 사진이 잘 나온다, 운이 좋을 뿐이라는 게 진경 양에게 쏟아지는 비난 아닌 비난인데요. 오히려 저는 캄보디아에서 함께 작업을 한 사진작가 보리 씨가 얘기한 게 기억나요. 진경 씨는 콘셉트를 이미 머리에 담고 왔다는 게 느껴졌다고요. 과연 진경 양이 그저 운이 좋은 걸까요? 이제야 비로소 하고 싶은 일을 찾아냈다는 진경 양이 이로 인해 상처를 받고 좌절할까봐 걱정이 됩니다. 편집에 의해 괜한 오해를 사는 도전자가 있어서도 아니 되겠고요. 부디 도전자들의 미래를 위해 비단 촬영 현장에만 국한되지 않고 프로그램 요소요소에 한혜연 씨의 현명한 배려가 깃들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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