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1. 최근 마포구 일대에 오피스텔을 공급한 A사는 역세권과 시세대비 높지 않은 분양가에도 계약률을 올리기 어려운 실정에 있다. 일대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등 수익형부동산이 갑작스레 증가해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지하철과 멀지 않은 거리에다 3.3㎡당 1100만원 초반대로 앞서 일대에서 한 대형사가 분양했던 물량보다 3.3㎡당 50만원 가량 저렴했지만 수요자들의 눈길을 잡기엔 어려움이 따랐다.#2. B건설사가 상암동 DMC내에 공급한 900여실의 오피스텔은 DMC에 대한 수요자들의 저조한 인식과 지하철역과 다소 먼 거리에도 불구, 90%에 육박하는 계약률을 기록 중이다. 시세차익용이 아닌 인근 임대수요를 분석한 투자자들이 몰렸다는 풀이다. 차별화된 마케팅도 돋보였다. ‘육지안의 섬’이라는 시장의 악평에도 DMC내 최근 부동산 시장을 수요자와 투자자들에게 설명하는데 주력했다. 상품이 아닌 사업지에 관심을 갖는 사람을 타깃으로 삼은 셈이다.오피스텔 청약 열풍 속에서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분양만 하면 사람이 몰린다”는 안이한 시장조사로 최근의 청약 열기에 기대가려는 경우 실패할 확률이 높다. 올해 수도권에 공급예정된 오피스텔만 2010년치의 두 배인 2만2000여실로 꼼꼼한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한 투자가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앞서 첫번째 사례의 문제는 상품에 있었다. 저렴한 분양가에도 품질 좋은 상품을 내놓는 건설사들이 늘면서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투자상품 분석을 위해 각 사업장을 돌아다니는 투자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외부는 물론 내부설계나 빌트인 시스템이 3~4년전 수준”이라며 “여기에 브랜드 파워도 약해 완공에 대한 불안감까지 더해져 주목을 받지 못했다”고 분석했다.영등포 일대에서 3.3㎡당 평균 1300만원에 육박한 분양가로 공급한 C사의 계약률이 불과 한 블록 차이의 D사(3.3㎡당 평균 1250만원)를 훨씬 웃돌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공급열풍에 기대 탓에 철저한 시장조사가 부족했던 셈이다. 심지어 강남권에서도 인근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로 공급에 나선 E사와 F사가 청약 경쟁률 수십대 1을 기록했지만 계약에서는 40~50%에 머물고 있다.이렇다보니 하반기 오피스텔 공급을 계획한 건설사들도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강남과 광교에 분양계획을 세운 G사와 H사가 최근 수요조사를 다시 실시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H사 관계자는 “역세권에다 물량을 내놓는다고 해서 없는 수요를 만들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상품이나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수요가 없어졌다고 보는게 정확하다”고 말했다.수요층의 고갈로 오피스텔 분양권 거래도 시들해지는 추세다. 전매를 목적으로 한 투자자들이 청약당첨 후 300만~600만원 가량의 프리미엄을 붙여 분양권을 내놓고 있지만 매수자들의 외면하고 있어서다.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일시에 분양권 매물을 내놓으면서 물량이 대거 쌓이는데다 계약포기 잔여분이 재분양될 경우 웃돈 붙은 분양권 매물은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이유에서다.청약열기에 편승, 은근슬쩍 높아지는 분양가도 원인으로 꼽힌다. 올 들어 7월까지 분양된 오피스텔의 평균 분양가는 ▲강남3구 1588만원 ▲판교신도시 1163만원 ▲ 분당신도시 1192만원 ▲광교신도시 1039만원 ▲강남보금자리 1067만원으로 대부분 3.3㎡당 1000만원이상 수준이다. 계약면적 85㎡의 경우 평균 2억5700만원 이상이고 강남3구의 경우 4억원을 웃돈다는 이야기다. 한 시장 전문가는 “근본적인 자금운용과 계획없이 묻지마식 단기투자의 경우 투자자의 재정상황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자금여력이 여의치 않은데도 불구하고 분양권에 웃돈이 붙을 거란 막연한 기대감에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역세권과 분양가 그리고 브랜드의 삼박자를 갖춘 오피스텔도 계약률이 저조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투자에 관심이 있다는 은퇴자들의 수를 훨씬 웃도는 물량이 이미 공급돼 향후 공급과잉은 불가피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한 건설사가 상암동 DMC내에 내놓은 900여실의 오피스텔 단지는 불리한 입지조건에도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90%를 웃도는 계약률을 기록 중이다.
배경환 기자 khba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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