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외곽, 경매보다 싼 급매 출몰?

일산 식사·인천 청라 등 분양가보다 30% 싼 매물 나와...중개업자 유혹 광고 의혹도

일산 식사지구에 위치한 '위시티블루밍' 단지.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49평짜리 분양가가 7억2000만원이었는데 급매로 5억5000만원에 나왔다. 평당 1400만원에서 1100만원대로 떨어진 수준이다. 다른 단지에서 경매물건으로 나와 낙찰된 것이 평당 1100만원이었으니 굉장히 싼 거라고 보면 된다."경기도 일산에 사는 직장인 황모(31)씨는 한 부동산중개업소의 매수권유를 받았다. 경매 수준의 급매가 나왔으니 이 기회에 아파트를 싼 값에 구매하라고 중개업소는 황씨를 재촉했다.수도권 외곽 중대형 아파트의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다보니 분양가 대비 30% 이상 저렴한 급매가 속출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 식사지구가 대표적이다. 용인과 평촌, 인천의 청라와 영종 지구 등 다른 곳에서도 마찬가지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수도권 외곽의 중대형 아파트 매매가격이 분양가 대비 30% 정도 떨어졌고 급매물량이 그 정도 안팎의 가격으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투자대상으로 보는 수요가 줄어들고 전세가율마저 크게 낮아지며 인기가 떨어진 때문이다. 하지만 급매가가 경매가격보다 낮은 경우는 극히 드물다. 팔아야 할 사정이 워낙 급한 경우라도 경매로 처분될 때까지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고 보면 된다. 결국 경매가격보다 싸게 급매가 나왔다는 부동산업자의 말은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부동산에서 급매라고 했다가 정작 계약하러 가면 벌써 팔려서 없다고 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부분 경매 낙찰가가 급매보다는 저렴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매는 반값까지 내려가는 경우가 있지만 급매물이라 하더라도 그 정도까지 내려 부르는 집주인을 찾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일산 식사동 일산자이 아파트 123㎡의 경우 지난 5월16일 경매에서 2회 유찰된 후 3억8488만8000원에 낙찰돼 3.3㎡당 1029만원이었다. 6월28일 4억7932만원에 낙찰된 식사동 '위시티블루밍3단지' 122㎡는 3.3㎡당 1287만원이었다. 일산 풍동 '숲속마을9단지성원상떼빌' 122㎡는 5월9일 3억4610만원에 낙찰돼 3.3㎡당 930만원이었다.이에 비해 현재 이 단지들의 급매가격은 위시티일산자이2단지' 108㎡가 5억2000만원으로 3.3㎡당 1588만원, 초급매라며 4억6000만원에 나온 '위시티블루밍3단지' 101㎡는 3.3㎡당 1502만원이다. '숲속마을9단지성원상떼빌' 147㎡ 급매도 4억5000만원으로 3.3㎡당 1010만원으로 경매 낙찰가보다는 비싸다.김인만 굿멤버스 대표는 "경매는 명도와 수수료 등을 따져야 하고, 급매 역시 위치나 조건을 따져야 하니 급매든 경매든 사례마다 유리한 조건이 다를 수 있다"면서 "직접 꼼꼼하게 조건을 따져보고 현장 답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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