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여름 휴가...걱정 많아 제대로 못 쉴 듯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휴가를 가도 그게 휴가겠냐?"이명박 대통령이 곧 여름 휴가를 떠난다. 하지만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이 영어의 신세가 돼 있는 등 걱정거리가 많아 휴가를 떠나도 휴가같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18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조만간 1주일간 지방 모처로 휴가를 떠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엔 7월30일부터 8월4일까지 휴가를 쓰려다 폭우 피해 수습 등으로 연기해 8월4일부터 4박5일간 휴가를 갔었다. 예전같으면 청남대에서 휴가를 보냈겠지만 2003년 국민들에게 공개된 후부터는 사용할 수 없어 보안이 유지될 수 있는 휴양 시설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대국민 라디오연설에서 국민들에게 "여름 휴가를 많이 가서 내수를 촉진시켜 달라"며 임진강 임진마을ㆍ영월 한반도 마을ㆍ여수세계박람회 등 10곳을 휴가지로 추천해 관심을 끌었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임기 내 마지막인 이번 여름 휴가에서 제대로 마음 편하게 쉬지 못할 전망이다. 당장 혈육이자 인생 의 멘토ㆍ후원자인 이 전 의원이 저축은행 뇌물 수수 혐의로 영어의 몸이 돼 있다. 형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진 이 대통령은 축축한 콘크리트 감옥 안에서 한여름의 더운 열기를 견디고 있는 형을 생각해서라도 편히 쉬기 힘든 형편이다. 또 15년간 자신을 모셔온 '집사'격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마저 저축은행 뇌물 수수 의혹을 받고 지난 16일 곁을 떠나 이 대통령을 더욱 외롭게 하고 있다. 당장 이 대통령은 휴가 전에 임기 시작 후 네 번째로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검찰의 수사가 점점 2007년 대선 자금을 건드리는 듯 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 대통령을 욱죄고 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증거가 드러나지 않았고, 검찰도 적극적인 수사 의지를 내비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파이시티 브로커로부터 돈을 받아 구속 중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17일 법정에서 "대선 후보 경선 자금으로 쓰기 위해 받았다"고 진술하는 등 검찰이 이 대통령의 대선 자금에 대해 수사를 착수할 만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정권 교체 후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는 것이다. 국정 현안도 제대로 풀리지 않고 있다. 인천공항 지분 매각, 차세대 전투기 사업, 한일 정보보호협정 등 주요 현안이 줄줄이 연기ㆍ좌초된 상태다. 이래저래 이 대통령은 여름 휴가지의 숙소에서 '불면의 밤'을 지새울 것으로 보인다. 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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