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샤넬 매장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지금 들고 계신 가방은 한 달 전에 결제하신 고객이 오늘에서야 받아간 제품입니다"30일 오후 롯데백화점 본점 애비뉴엘관(명품관)의 입센 로랑 매장. 20대 여성이 까만색 토드백을 들고 거울에 비춰보자 직원이 불황에도 끄떡 않는 가방의 인기를 강조했다. 입센 로랑 맞은편에 입점해 있는 샤넬 매장은 아예 입구를 안내판으로 막아 놨다. 샤넬이 자체적으로 정한 수용인원을 초과한 것. 마침 샤넬 쇼핑백을 들고 걸어 나오는 30대 주부가 눈에 띄어 무엇을 샀냐고 묻자 "남편이 아기 낳았다고 350만 원짜리 가방을 사줬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최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신세계 롯데 현대 등 백화점 3사의 지난달 명품 합산 매출이 작년 같은 달에 비해 5.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유럽금융위기와 내수부진으로 소비자들이 명품 구매와 같은 과시성 소비를 줄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30일 손님이 주로 몰린다는 오후 시간대에 명품관을 둘러 본 결과 카르띠에, 루이비통, 불가리, 샤넬 등 명품업체들은 여전히 성업 중이었다. 이를 두고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경부가 발표한 자료는 단순히 백화점 3사의 매출액을 기계적으로 산출한 결과라 실제 체감경기와는 거리가 있다"며 "매출 신장율은 줄었지만 명품매출 자체는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인 일본인 등 해외관광객들에게 인기 만점이라는 불가리 매장에서는 소가죽으로 만들었다는 300만 원짜리 가방이 인기다. 매장 직원은 "루이비통과 샤넬에 질린 20~30대 여성 고객들이 많이 찾는 제품" 이라며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단골 고객들이 확보돼 있기 때문에 불경기라도 기본 매출은 올린다"고 말했다. 불가리와 마찬가지로 루이비통도 불황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분위기였다. 루이비통 직원은 "저번 달에는 신발 판매가 저조했지만 이번 달에는 굉장히 잘 나간다" 며 "특히 200만 원대 가방은 꾸준히 잘 팔린다"고 귀띔해 불경기에 아랑곳 않는 루이비통의 인기를 과시했다. 카르띠에 매장도 연일 손님들로 북적였다. 매장 관계자는 "날마다 100명 정도의 고객이 드나들고 이 중 제품 구매로까지 이어지는 고객 수는 10여명 정도"라며 "예물 수요와 신상을 찾는 고객 덕분에 불경기라도 매출에 별 타격이 없다"고 말했다. 단골 고객이 매출을 견인한다는 의견에 대해서 루이비통도 카르띠에와 입장을 같이 했다. 가격 부담때문에 중고 명품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는 고객층은 크게 신경쓰지 않겠다는 입장이다.루이비통 매장 관계자는 "어차피 중고품을 찾는 고객은 처음부터 신상을 사겠다는 의지가 약한 고객"이라며 "루이비통이 공략하는 주된 고객층과 중고 명품시장을 찾는 고객층 자체가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한편 명품관에서 고객들의 문을 여닫아 주는 일을 하는 직원 최모씨는 "긴 시간동안 명품관에 상주하다 보니 단골 고객들 얼굴은 웬만큼 안다"면서 "어쩌다 들르는 뜨내기 고객 수는 줄었을지 몰라도 단골 고객들은 꾸준히 명품 쇼핑을 온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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