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교수의회 '재단 투자손실 책임 물어야'

총학, 감사원과 교과부에 재단 비리 조사해줄 것 요청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고려대학교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이 재단 적립금을 고위험자산에 투자했다가 수백억원대의 손실을 입힌 것과 관련해 고려대 교수들이 법인 이사장 등의 도의적 법적 책임을 묻고 나섰다. 27일 고려대학교 교수의회는 고려대 대학원 교수의회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학내에서 발생한 사태에 직면해 법인과 대학의 부도덕성과 비효율성이 더 이상 용인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고려중앙학원은 재단 적립금 500억원 가량을 고위험자산인 주가연계증권(ELS), 주가연계신탁(ELT)에 투자해 지난 2011년 10월4일 기준 50.64%의 손실을 냈다. 총학생회는 이로 인해 최소 250억원의 금액의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고, 재단은 현재 투자금액의 78%로 원금이 회복됐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날 교수의회는 "그동안 고려중앙학원은 각종 기부금을 법인 전입금으로 편법 처리해 왔으며, 고대 의료원의 비의료수입의 독점적인 운영으로 발생한 수익금을 합리적으로 재투자하지 않고 위험자산에 방만하게 투자해 왔다는 사실도 드러났다"고 밝혔다. 교수의회 의장을 맡고 있는 김인묵 물리학과 교수는 "재단이 고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게 올바른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며 "대학 목적성 기부금마저 편법으로 운영된 것은 대학이 일방통행으로 결정한 게 아니라고 판단되기 때문에 대학에 대해서도 감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수의회는 ▲법인과 대학은 모든 자산과 기부금의 운용 실태에 대해 공신력 있는 외부 전문가의 객관적인 감사를 받은 후 그 결과를 공표해야 한다 ▲의료원에서 독점적으로 발생한 법인의 수익금 내역과 용도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법인의 이사장을 포함한 관련 이사와 감사는 이번 사태에 대해 도의적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등 3가지 사항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고려중앙학원은 반박하고 나섰다. 고려중앙학원은 "법인에서 투자한 특정금전신탁 상품들은 2012년 말부터 2014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상품들로, 아직 만기가 남아있다"며 "향후 주식시장 시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는 전문가 전망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상황이 더 나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법인 자금을 고위험 상품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심의, 의결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고려중앙학원은 "법인의 보통재산은 이사회에서 개별적으로 심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예산과 결산에 의해 이사회의 승인을 받는다. 이번 ELS에 투자된 자금은 보통재산이다"고 주장했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이에 대해 지난 23일 감사원과 교욱과학기술부에 자산운영에 있어서 위법 등 재단 비리를 조사해 줄 것으로 공문을 보내 요청한 상태다. 또 25일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대학생들과 만난 자리에 고려대 박종찬 총학생회장이 참석해 이 대통령으로부터 "재단의 부조리가 있는지를 살펴보고, 사학법을 바꿀지 여부도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조민서 기자 summ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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