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 '롯데스러움'을 확 바꾼 '신동빈 1년'

지난해 매출 73조원..창사이래 최고 성적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 체제를 공인한 지 1년이 됐다. 2011년 2월 신동빈 회장 체제가 출범한 지 1년 만에 롯데그룹은 거대 유통공룡으로서 한국 소비시장에서 막강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지난 2004년부터 이미 신 회장이 롯데그룹의 선봉장 역할을 해 온 게 사실이지만 그의 승진은 롯데그룹에게는 큰 의미가 있다. 내수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던 해였지만 롯데는 지난 해 국내외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신 회장 체제의 눈에 보이는 성과는 매출이다. 회장 첫 해인 지난해 일궈낸 73조원(잠정치) 매출은 창사이래 최대 규모다. 매출기준 재계 5위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이같은 그룹의 성장에는 신 회장의 왕성한 식욕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신 회장은 지난 2010년 GS리테일의 백화점과 마트부분을 인수한 이후 편의점 체인 바이더웨이도 사들였다. 5월에는 애경그룹으로부터 인천공항 AK면세점을 인수했다. 이어 말레이시아 타이탄, 중국 럭키파이, 필리핀 펩시, 파스퇴르유업 등을 사들였다. 작년에는 롯데슈퍼가 CS유통을 인수했다. 신 회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M&A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우량매물로 평가받는 하이마트 전에 뛰어든 것도 신 회장이 직접 지시했다는 후문이다.신 회장은 공격적인 M&A를 통해 1년 앞서 정용진 체제를 공식 출범한 라이벌 신세계와 치룬 2세간 첫 결전에서도 우위를 점했다.2009년 신세계과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은 9193억원, 8785억원으로 신세계가 앞섰다. 열세였던 롯데쇼핑이 1년만에 뒤엎은 것은 신 회장이 주도한 공격적인 인수합병 경영이 일궈낸 것이라는게 업계의 설명이다.2002년부터 2011년까지 신동빈 회장이 인수한 기업만 20여개가 넘는다. 재계에서는 롯데쇼핑의 매출과 그룹의 위상도 업계에서 확고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3일 그룹 임원인사에서도 향후 후계자 구도를 확실히 하는 것은 물론 공격경영에 걸맞는 인사들을 전진배치했다. 보다 젊고 확실한 색깔로 향후 글로벌 기업으로서 거듭난다는 포석이다.하지만 아쉬운 점도 눈에 띈다. 신 회장의 왕성한 식욕은 중소기업이나 골목상권을 위협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익이 남는 곳이라면 이유를 막론하고 공략하는 롯데그룹의 구태는 여전하다. 재벌기업의 골목상권 죽이기가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서도 롯데는 여전히 SSM에서 손을 떼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욱 강화했다. 신세계는 이마트 에브리데이 점포를 제외하면 사실상 SSM에서 손을 뗀 상태다. 반면 롯데는 기존의 롯데슈퍼뿐 아니라 GS리테일의 SSM망까지 덧붙이면서 골목상권에 깊숙히 침투해있다. 지난해에는 CS유통까지 인수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철수를 선언했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의 외손녀인 장선윤씨가 빵사업에서 뛰어 들면서 논란을 빚었다.장씨가 대주주인 블리스가 운영중인 베이커리 전문점 '포숑'은 롯데백화점 본점과 잠실점 등 7곳을 운영하고 있다.재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유통업을 주력산업으로 성장한 그룹이지만 신 회장이 향후 먹고 살 것을 찾아야 한다는 절박함 속에 공격적인 경영을 펼쳐나가고 있다"며 "보수적인 롯데는 신동빈 회장 체제 이후 공격의 롯데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한편 신 회장은 지난 해 2018년까지 롯데를 매출 200조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아시아 톱10글로벌 그룹이 되겠다는 2018년 비전이다. 지난 해는 비전 달성을 위해 한발짝 다가선 해로 내부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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