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를 위한 사치품, 유색 보석

[아시아경제 채정선 기자]다이아몬드가 입문이라면 사파이어, 루비와 같은 유색 보석은 보다 원숙한 단계에 이르러서야 소유욕을 느끼기 시작하는 보석이다. 삶의 여유를 만끽할 때에 비로소 발견하게 되고 탐하게 되는 보석. 유색 보석의 가치가 빛을 발하고 있다.

▲ 프레드 시크릿 링을 착용한 케이트 모스

▶ 유색 보석, 가치의 재발견 보석은 아주 오래 전부터 가치 있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최근 들어 보석은 투자 대상으로써 물망에 오르고 있다. 다이아몬드도 채산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추세. 게다가 중국과 인도, 중동에서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 상승세가 꾸준하다. 이대로라면 적어도 향후 4년은 다이아몬드 가격 상승세가 금값 상승세를 앞지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아무래도 중국과 인도에 등장하게 될 신흥 중산층 인구가 이러한 상승세에 크게 기여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다이아몬드 가격에 불을 지피는 요인들로 금보다 더 가치 있는 투자 대상이 되었다. 다이아몬드 가운데서도 핑크 다이아는 최근 홍콩 부유층들이 흠뻑 빠져든 투자 품목이라는 소식이다. 희귀한 유색 보석의 가치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예를 들어 최상급 사파이어로 평가 받는 캐시미어 사파이어는 1975년 이후 완전히 고갈된 상태다. 지금 캐시미어 사파이어의 희소성과 가치는 그 어떤 유색 보석보다 높다.

▲ 반클리프 아펠, 람세스 반지<br />

지난해 말, 홍콩 크리스티 옥션 하우스가 진행한 주얼리 옥션은 역대 최대 규모였다. 여기서 캐시미어산 16.65캐럿의 블루 사파이어가 세팅된 람세스 반지는 한화로 약 26억 원에 낙찰되었다. 해당 회사인 반 클리프 아펠 측은 이 반지가 4년 만에 2배가 넘는 기록을 세운 셈이라고 전한다. 또 비슷한 시기, 엘리자베스 테일러 컬렉션으로 특별 진행한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역대 최고가의 루비가 등장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크리스마스에 리차드 버튼으로부터 선물 받은 이 푸에르타 루비 & 다이아몬드 반지 가격은 12~17억 원 가량에 낙찰되었다.

▲ 반클리프 아펠, 루비 솔리테어 링

특별한 유색 보석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희귀성 때문에 이렇게 어마어마한 가격에 거래된다. 그 외 일반적인 유색 보석은 4대 보석(사파이어, 다이아몬드, 루비, 에머랄드) 대비 산출량이 많기 때문에 다양한 디자인의 주얼리에 활용되고 있다. 단, 예전처럼 예물 세트로 활용되던 유색 보석의 시대는 끝났다고 봐도 좋다. 이미 세계적으로 꼽히는 주얼리 브랜드들이 유색 보석을 활용해 주얼리 시장의 새로운 판도를 열고 있는 와중이다. ▶ 탄생석으로 보는 유색 보석* 에머랄드는 5월의 탄생석. 봄의 생명력을 지닌 초록빛 보석으로 행복과 탄생을 의미한다. 희귀한 보석으로 이집트 파라오 시대에서부터 로마 제국, 터키의 술탄, 인도 왕자에 이르기까지 수세기에 걸쳐 왕족의 보석으로 숭배되어 왔다. 풍부하고 깊은 초록빛이 불멸, 화술, 풍요와 행운을 상징했기 때문이다. 가장 풍부하고 희귀한 빛은 콜롬비아 유명한 무조 광산에서 채취한 것을 최상급으로 친다. 그곳은 지금도 1세기 전 전통 방식으로 채취하고 있다.

▲ 반클리프 아펠, 프로비당스 링

* 7월의 보석, 루비는 용기와 정의를 상징한다. 붉은 빛 때문에 피와 사랑을 상징하기도 한다. 강렬한 색깔로 어듬과 용의 눈을 꿰뚫는 힘을 준다고 하여 왕이 전쟁을 나갈 때면 늘 몸에 지니던 보석이라고 한다. 이 루비는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값진 보석이다. 그만큼 컬렉터들에게는 소장하고픈 보석이다. 버마의 모곡에서 추출한 루비가 가장 훌륭한 루비로 인정받고 있는데, 이곳에서의 루비는 점차 구하는 것조차 힘들어지고 있다. 때문에 가장 값이 오르고 있는 보석이다.

▲ 루비가 세팅된 까르띠에, 델리스 드 까르띠에

* 9월의 탄생석은 사파이어. 통상 알려진 푸른빛만이 있는 게 아니다. 짙은 푸른빛에서 보라, 노랑 등의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 푸른색의 사파이어는 그 보석을 지닌 이와 천국의 고리 역할을 한다는 믿음이 있다. 평화, 보호, 현명함의 상징이라 여행자에게 부적으로도 여겨져 왔다.

▲ 프레드, 포스텐 블루진

▲ 옐로우, 오렌지 사파이어가 세팅된 쇼메, 비 마이 러브

* 12월을 상징하는 것은 터키석이다. 터키의 돌, 터키의 여자라는 뜻에서 터콰이즈(Turquoise)라고도 한다. 재미있게도 터키에서는 터키석이 산출되지 않는다는 것. 아마도 산출된 돌이 터키를 경유해 유럽에 전해졌기 때문이란 설이 가장 유력하다. 오래 전 여행자들은 그들의 교통수단이던 말, 낙타에 이 돌을 부착하고 다녔다고 한다. 호신 부적으로서의 역할이었다. 행운과 성공을 상징하며 지니고 있으면 더 큰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했다. 구입한 것보다는 선물로 받는 터키석이 더 효과적이라고도 믿고 있다. 지금도 티베트인들은 터키석이 행운과 건강, 전염병과 악마의 눈으로부터 보호해 준다고 여기고 있다.

▲ 반클리프 아펠, 노트 아주라 클립

<hr/>▶ 손목을 장식하는 화려함의 최전선, 주얼리 워치 화려한 것은 주얼리만이 아니다. 고가 주얼리 못지않은 주얼리 워치가 있다. 눈부시지만 품격 있어 화려함의 최전선이라 해도 좋다.

▲ 까르띠에의 뉴 베누아 컬렉션, 브레게의 쁘띠 플뢰르

*브레게 쁘띠 플뢰르 _ 지난해 바젤월드에서 처음 소개된 하이 주얼리 워치. 18캐럿 화이트 골드에 12.56캐럿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가 43개 둘러 있는 화려한 시계로 초침과 분침 아래로는 1.10캐럿에 48개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다. 버클에도 0.08캐럿 다이아몬드가 26개 파베 세팅되어 있다. 이로써 총 중량은 13.26캐럿. 2012년 초에 입고 예정이다. *까르띠에 뉴 베누아 컬렉션 _ 기존 베뉴아 워치가 새롭게 출시됐다. 이 모델은 가죽 스트렙, 골드 브레이슬릿, 새틴 등의 모델로 선보이고 있다. 여기서 단연 눈에 띄는 건 주얼리 워치. 여성스러운 타원형에 촘촘하고 섬세하게 세팅된 주얼리가 묵직하면서도 동시에 캐주얼하다. 화려하지만 동시에 우아한 다이아몬드를 느낄 수 있으며 남녀노소를 차별하지 않는다. 향후 까르띠에 클래식 디자인의 미래를 보여주는 모델이기도 하다. 채정선 기자 es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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