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ble Jesus Awards│쇼오락부문 작품상부터 남자신인상까지
<div class="blockquote">채널 범람의 시대, 콘텐츠 홍수의 시대다. 시청률과 영향력 측면에서 공중파 3사가 여전히 방송계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지만 영원한 왕좌는 없는 법이다. 이미 tvN <재밌는 TV 롤러코스터>와 <코미디 빅리그>는 공중파 이상의 파급력을 선보인 바 있으며, Mnet <슈퍼스타 K> 시리즈는 동시간 시청률을 통해 이미 공중파를 능가하는 저력을 입증했다. 시청률을 떠나서 공중파의 한계를 돌파해 자유롭고 참신한 창의력을 발휘한 프로그램들도 속출했다. 그러나 방송사별로 연말 결산을 치르는 공중파와 달리, 케이블 채널들에게는 연말 행사가 없다. 일 년 내내 24시간 시청자들과 함께했던 케이블 방송들을 위해 <10 아시아>가 ‘Cable Jesus Awards’를 준비했다. 간단한 선정 이유뿐이지만, 트로피 못지않은 응원이 되기를, 그리하여 내년에도 TV 마니아들의 친구가 되어 주기를.
코너간의 편차도 있었고 끝내 반등에 실패한 출연자도 있었다. 그러나 한 회를 놓고 보면 웃는 순간이 많았고, 전체 시즌을 두고 보면 드라마가 있었다. 잘하는 이는 그 위용을 입증했고, 슬럼프에 빠졌던 이는 재기에 성공 했으며, 아직 이름을 알리지 못한 이는 그 싹을 틔웠다. 무엇보다도 코미디가 개인기 전시의 장으로 변질되거나, 정치 사회적 발언으로 통쾌함을 유발하는 대리만족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시절에 순수하게 웃음만으로 승부를 가름하는 태도 자체가 유의미하다. 리그에 참여한 팀들의 경합이 궁극적으로는 콩트, 슬랩스틱, 말장난, 즉흥극 등 다양한 코미디 방식의 대결인 셈인데, 웃음의 본질을 탐구하는 여정의 서막이 오른 것이라 볼 수 있겠다. <hr/>
초창기 Mnet <비틀즈 코드>는 백두산과 씨엔블루를 한자리에 초대하는 발상만으로도 센세이셔널한 방송이었다. 그러나 섭외의 한계가 분명해진 시점을 넘어서도 이 방송은 여전히 일정수준 이상의 웃음을 보장하는데, 여기에는 제작진의 성실함 못지않게 두 MC가 보여주는 호흡의 공이 크다. 이를테면, 예능 경험이 전무한 이승열을 시스타와 함께 초대하는 제작진의 토스를 두 진행자는 “내일 스케줄이 있다”는 평행이론을 발견하는 것으로 받아 내는 식이다. 이제는 출연자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경우도 드물고, 음악적 욕심을 부렸던 ‘용불용곡’ 코너는 슬그머니 사라졌지만 여전히 이 방송이 즐거운 건 그래서다. 출연자가 방송 내내 리액션으로 일관하고 심지어 웃다가 눈물을 흘려도 그게 흉이 안 된다. 게스트가 웃는만큼, 시청자들도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hr/>
오디션 리얼리티의 긴장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은 물론, 그 안에서 성장 서사까지 보여주었던 지난 시즌에 비해 Mnet <슈퍼스타 K 3>의 내러티브는 그 이상의 성취를 보여주지 못했다. PPL은 강화되었고, 방송 외적인 잡음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퍼스타 K 3>는 넘쳐나는 오디션 프로그램들 가운데서 여전히 가장 독보적인 브랜드다. 특히 버스커버스커의 ‘막걸리나’에서 보여준 스펙터클이나 울랄라 세션의 ‘미인’이 이끌어 낸 버라이어티한 화려함은 이 방송이 적어도 ‘쇼’를 연출하는 것에 대한 노하우를 착실히 집적하고 있음을 알게 했다. 많은 오디션 방송들이 생방송에 이르러 초반의 기세를 잃어버리는 데에 비해서 매 회 기억에 남는 무대를 배출해 낸 것만으로도 저력을 입증하고 체면을 차렸다. <hr/>
Mnet이 ‘음악채널’이라는 타이틀에 구애받지 않고 쇼와 리얼리티, 음악과 예능을 넘나드는 흥미로운 채널이 될 수 있었던 데에는 과 의 역할이 컸다. 윤종신은 <슈퍼스타 K 3>에서 따뜻하면서도 냉정한 시선으로 지원자들을 평가하는 심사 위원이었지만, <비틀즈 코드>로 돌아오면 <슈퍼스타 K 3>의 제자들을 초대해놓고도 제 살 깎아먹는 예능 MC였다. 유세윤은 < UV 신드롬 비긴즈 >를 통해 진지한 뮤지션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리얼’과 ‘페이크’의 경계를 보기 좋게 허물었다. 남자우수상 부문만 유일하게 공동수상을 허락한 가장 큰 이유는 윤종신과 유세윤이 <비틀즈 코드>에서 보여준 궁합 때문이다. 누가 봐도 억지스러운 평행이론을 설득시킨 장본인이 대덕연구단지 슈퍼컴퓨터가 아닌 두 남자의 천연덕스러운 연기였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번 공동수상에는 그 어떤 논란의 여지도 없다.<hr/>
뷰티 프로그램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것들이 많아지는 상황에서도 <겟 잇 뷰티>는 보기 드물게 여전히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다. 은 화장의 ‘화’자도 모르는 사람들까지 위화감 없이 <겟 잇 뷰티>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진행자이기에 앞서 가까이 하고 싶은 언니다. 메이크업 전문가와 평범한 방청객 사이, 차분한 패널과 톡톡 튀는 MC 김정민 사이에서 유진은 멀티 플레이어를 자처한다. 시청자들을 대신해 ‘이런 것까지 물어봐도 되나’ 싶은 기초적인 질문을 던지고, 40명의 ‘베러걸스’들과 수시로 눈을 맞추며 그 와중에 김정민의 애드리브를 시원하게 받아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정보라는 것이 더 이상 희귀성을 갖지 못하는 시대, 유진은 사람이 가진 매력으로 그 한계를 극복하며 뷰티 프로그램이 여전히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증명했다. <hr/>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내는 드라마에서도 이토록 종잡을 수 없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보지 못했다. 링컨처럼 마냥 귀여운 것도 아니고, 가브리엘과 조진규처럼 가장 큰 관심사가 여자 짝꿍인 것도 아니었다. 누구와 함께 있느냐에 따라 의 캐릭터는 달라졌다. 같은 여자 짝꿍이라도, 크리스티나 앞에서는 이름도 크게 못 부르는 수줍은 연하남이었지만, 모지혜 앞에서는 “보고 싶다”는 말을 먼저 할 정도로 적극적인 남자로 바뀌었다. 1박 2일 캠프를 갈 때도 다른 아이들은 엄마와 떨어져 지내는 본인이 걱정돼 울었지만 우도윤은 “내가 엄마한테 너무 고마워서 그래”라며 자신보다 엄마를 먼저 걱정하는 애어른이었다. 사람과 상황이 지루해지는 순간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매력은 급속도로 떨어진다. 우도윤은 상황에 따라 다른 캐릭터로 미혼 시청자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초반 시청자 몰이에 한 몫 했다.<hr/>
흔히 메이크오버 프로그램이 야기하는 불편함은 대상자를 향한 평가의 시선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온스타일 <연애성형프로젝트 SOS>는 외모는 물론 성격과 생활환경까지 개선의 영역에 포함시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상자를 이해하고 문제점에 공감하게 만든다. 그리고 출연자들의 문제로 돌진하지만 결코 섣불리 그들을 판단하지 않는 이영진의 태도는 방송의 장점을 완성하는 결정적인 지점이다. 거친 상담자의 여린 내면을 발견하고 내성적인 의뢰인의 숨은 매력을 찾아내는 그녀의 시선에는 가식이 없다. 냉철한 소개팅 주선자가 아니라 응원을 보내는 ‘언니’에 가까운 그녀의 역할은 여성 시청자들로 하여금 일종의 연대의식마저 느끼게 만든다. 작은 키가 고민인 의뢰인을 만날 때 굽이 없는 신발을 신는 리얼한 배려를 발견한 이상, 새로운 진행자에 대한 기대를 품어 봄직하다. <hr/>
MBC <황금어장> ‘라디오 스타’의 유세윤은 자신을 ‘T본부’ 소속이라 밝혔다. 이 발언이 무리한 개그가 아니라 오히려 진지한 입장의 표명으로 해석될 수 있었던 것은 tvN이 시청률은 물론 영향력 측면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는 채널이라는 공공의 이해가 바탕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시작에는 <재밌는 TV 롤러코스터>가 있었다. 선정적이지 않아도 아이템의 힘으로 승부가 가능함을 증명한 이 프로그램은 정가은을 비롯한 많은 방송인들의 성장터전이었으며 지금도 정형돈과 장동민, 유상무 등 개그맨들이 연기력을 선보일 수 있는 공간이다. 의 말투로 신드롬을 일으켰던 시절의 영광은 흘러갔지만, 아직도 <재밌는 TV 롤러코스터>는 ‘나쁜 남자 구별법’, ‘연말 노래방 추천곡’ 등 공감할 수 있는 아이템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이쯤 되면 케이블 예능계의 <전원일기>, 전설 아니고 레전드라 할만하다. <hr/>
< UV 신드롬 비긴즈 >에는 와 같은 기상천외한 캐릭터나 UV가 목이 아픈 자에게 치유의 기적을 행하는 등의 포복절도 할 장면이 등장한다. 그러나 정작 연출에 공을 들인 대목은 앨비스 프레슬리나 마이클 잭슨, 우드스탁 콘서트와 같이 팝 음악의 역사적인 장면을 삽입할 때였다. <문나이트 90>의 재연 장면은 놀라울 만큼 원전과 무관하게 자유롭지만, 등장하는 인물들의 관계만큼은 촘촘한 취재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다. 상상을 초월하는 유머를 발휘하는 동시에 누구보다 음악에 마니아적으로 접근하는 박준수 PD는 가장 Mnet에 적합한 예능을 구현하는 사람이다. 덕분에 그의 손길을 거치면 음악도 예능도 ‘덕후’적인 무엇이 되어 버리지만, 그것이 작가주의 예능의 맹아라는 믿음으로 응원을 보낸다. 공중파를 포함시켜도 예능 프로그램에 연출자의 인장을 새기는 이가 손에 꼽힌다는 점에서는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윤희성 nine@10 아시아 글. 이가온 thirteen@10 아시아 편집. 장경진 three@<ⓒ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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