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ㆍ친박ㆍ초선'의 불출마에 놀란 중진들 '때 보고 있는데…'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현기환 한나라당 의원(부산 사하갑)의 불출마로 내년 4·11 총선에서 '무주공산'이 될 지역구가 대거 늘어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 안팎에선 현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지금껏 있었던 친이명박계나 수도권 지역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보다 훨씬 파괴력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현 의원은 '한나라당 텃밭인 영남'ㆍ'당내 주류인 친박근혜계'ㆍ'18대 국회에 처음 당선된 초선'이라는 3박자 프리미엄을 가지고 있었다. 쇄신파인 김성태 의원은 21일 기자와 만나 "현 의원 불출마는 여태까지 불출마 선언과 차원이 다르다"며 "중진 의원들 출마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현 의원이 20일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과 박근혜 비대위원장에게 보답하는 길은 19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평당원으로 제 역량을 다 바치는 것"이라며 "재선하고 싶고 재선할 능력도 있지만 영남 초선의원인 제가 먼저 내려놔야 쇄신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 의원은 한국노총 출신으로 2007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캠프의 대외협력단 부단장을 지냈으며 당내 쇄신파인 '민본21'에서 개혁적 성향을 보여왔다. 당장 김무성, 허태열 등 부산 중진 의원들부터 그의 불출마 소식을 듣고 "정말이냐? 왜 그런 결정을 했냐"며 놀랐다는 후문이다. 현재 한나라당 내 3선이상 의원은 총 39명으로 이중 이상득, 김형오, 원희룡 의원만이 불출마 선언을 했다. 당내 불출마 선언한 7명 중 4명이 초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십 수년을 국회의원을 지낸 중진의원들에 대한 압박은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부산경남은 야권의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의 출마로 인한 '바람'으로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대구경북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지역구(대구달성)가 있는 곳인만큼 당 쇄신의 의지를 보이기 위한 지역이다. 물갈이 폭에 따라 19대 총선에서 대거 주인없는 지역구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중진고령 의원들을 향한 등 떠밀기식 압박은 오히려 역효과만 낼 수도 있다. 친박계 최다선인 홍사덕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현 의원의 희생은 값지고 아름다운 것"이라면서도 "(중진들도 결단할 수 있는) 때를 보고 있는데 언론에서 여론몰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당 핵심관계자도 "중진들이 아름답게 퇴장할 수 있는 길을 터 주는게 우선"이라고 했다. 이는 박 비대위원장이 다선ㆍ중진의원들의 용단을 이끌어 낼 어떤 명분을 만들어주느냐에 따라 앞으로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심나영 기자 sn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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