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오는 9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의 정책 대응 의지가 이번주 뉴욕증시 향방을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을 포함한 6개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달러 유동성 공급 공조를 취하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3년만에 처음으로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일제 급등했다. 정책 당국자들이 행동을 보여주기 시작했다는 점에 투자자들이 화답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주 정책 대응이 여전히 현재의 위기를 해결할 근원적인 해법이 되지 못 한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근원적인 해결책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은 지난주 주가 급등에 대한 부담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 부담감을 극복할 수 있도록 유럽 정상들이 오는 9일 회의에서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지난주 다우 지수는 7.01%, S&P500 지수는 7.39% 급등하며 3주만에 상승반전했다. S&P500 지수는 2009년 3월 이후 주간 기준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고 다우 지수는 올해 수익률을 플러스로 되돌렸다. 나스닥 지수도 7.59% 오르며 5주만에 강세로 돌아섰다. 중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은 무려 10.34%나 폭등했다.
◆ 9일 EU 정상회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9일 정상회의에 앞서 5일 미리 만나 EU 정상회의와 재정통합에 대한 관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부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유로존 재정통합을 주장하고 나선 양국 정상은 EU 협약 개정을 통한 좀더 과감한 조치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무용지물인 현재의 국가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 정부 부채를 GDP 60% 이내로 제한하는 재정안정 협약에 좀더 엄격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유로존이 재정통합에 진전을 보인다면 유로존 국채를 더 많이 매입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독일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재정통합은 결국 재정에 대한 간섭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유로존 국가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변수다. 또 사실 유로본드 도입을 통해 유로존 부채를 공유하는 것에 대해 반대해왔던 독일이 재정통합을 통해 자신들의 부담을 줄이거나 또는 결국 희생할 뜻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점도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 CNBC는 지난주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공조 이후 시장관계자들 사이에서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유로존 부채위기를 해결할 좀더 강력한 조치가 마련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고 전했다. PNC 자산운용의 빌 스톤 수석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EU 정상회의에서 당근과 채찍 형식의 재정통합에 대한 계획을 내놓을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ECB가 개입해 유로존 부채를 매입하는 당근을 얻을 수 있다면 시장이 원하는 바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웰스파고 어드바이저스의 스튜어트 프리먼 수석 투자전략가는 "유럽이 계속해서 진전을 보인다며 주식시장은 산타 랠리를 볼 수 있다"며 주가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포렉스닷컴의 브라이언 돌란은 "다음주에 협약이나 합의에 대한 서명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최소한 시장은 재정적자와 부채 한도 협약에 대한 구체적인 세부사항을 기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CB의 역할 확대에 대한 문제도 정상회의에서 중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 ECB 기준금리 또 내릴듯= 정상회의 외에도 이번주 지켜봐야 할 유럽 이벤트가 많다. 유럽중앙은행(ECB)은 8일 금융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ECB가 추가로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새로 취임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2개월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할지 주목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달에 이어 ECB가 2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날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영국중앙은행(BOE)은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유럽 순방에 나서 6일에는 ECB와 독일, 7일에는 프랑스와 스페인, 8일에는 이탈리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과 옌스 바이데만 독일중앙은행총재,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프랑수아 바루앵 프랑스 재무장관,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 등 유럽 부채위기 해법과 관련한 핵심 관계자들을 잇달아 만날 예정이다. 이탈리아는 새로 취임한 마리오 몬티 총리가 이미 약속한 대로 2013년까지 균형 예산을 달성하기 위한 추가 긴축안을 오는 5일 공식 발표해 의회에 제출한다. 그리스에서도 6일에 의회가 내년도 긴축 예산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한다.◆ 한산한 美경제지표= 유럽에 비해 미국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한 주를 보낼 전망이다. 발표될 경제지표도 기업 실적도 많지 않다. 10월 공장주문, 11일 공급관리자협회(ISM) 서비스업 지수(이상 5일) 10월 소비자 신용(7일) 10월 도매재고(8일) 10월 무역수지, 12월 미시간대학교 소비심리지수 확정치(이상 9일) 등이 공개된다. 서비스업 지수는 소폭 상승이 기대되며 소비심리지수도 추수감사절 매출 호조에 따른 상승이 예상된다. 반면 공장주문은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 건설업체 톨 브라더스(6일)와 소매업체 코스트코 홀세일(8일)의 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S&P500 지수 구성 기업 대부분이 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팩트셋 리서치의 존 버터스 선임 애널리스트는 약 73%의 기업이 월가가 예상했던 이상의 이익을 발표했다고 밝혔다.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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