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일본 주요 생명 보험사들이 최근 몇 달 사이 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등 5개 유럽 재정 위기국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크게 줄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투자자들 사이에서 유럽 부채 위기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닛폰생명보험, 메이지야스다생명보험, 스미토모생명보험, 미쓰이생명보험, 아사히뮤추얼생명보험, 후코쿠뮤추얼생명보험 등 6개 일본 생보사들이 9월 말 기준으로 5개 유럽 위기국 보유 채권 규모량을 기존 6790억엔에서 4610억엔(약 60억달러)으로 30% 줄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 보도했다.자산 기준 일본 최대 생보사인 닛폰생명보험은 5개 유럽 위기국 국채 보유량을 기존 5000억엔에서 3500억엔으로 줄였다. 48조엔이 넘는 회사 전체 자산 가운데 위기국 국채 보유 비중을 1% 미만으로 조정했다. 포르투갈, 그리스, 아일랜드 같은 구제금융 신청국 국채는 모두 매도했고 이탈리아 국채만 소량 남겨뒀다. 닛폰생명보험의 마츠야마 야수오미 이사는 "회사가 받을 유럽 부채 문제로 인한 타격은 적은 편"이라면서도 "그러나 유럽 부채 문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얼마나 깊고 넓게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산될지 예측하기 힘들다"면서 유럽 재정 위기국에 대한 익스포저를 줄인 이유를 설명했다.WSJ은 닛폰생명보험 처럼 다른 일본 생보사들도 유럽 위기국에 대한 익스포저가 적은 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지만 유럽 어느 국가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국채 처분에 동참한 것이라고 풀이했다.유럽 전역에서는 부채 위기 확산 불안감으로 국채 수익률이 들썩이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전일 대비 18bp(1bp=0.01%포인트) 오른 7.01%로 급등했으며 피치가 정크 등급으로 신용등급을 강등한 포르투갈의 10년물 수익률도 90bp 오른 12.21%까지 올랐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내 안전자산으로 꼽히던 독일 10년 만기 국채 마저 전일 대비 12b 오른 2.26%에 거래됐다.유럽 위기국에 등을 돌린 것은 일본 생보사 뿐만이 아니다. 일본 최대 뮤추얼 펀드인 코쿠사이 애셋매니지먼트는 지난 10일자로 이탈리아 국채를 모두 매각한데 이어 이번주에는 스페인과 벨기에 보유 국채도 모두 털어냈다고 밝혔다. 일본 은행인 미즈호 트러스트 & 뱅킹도 9월에 보유하고 있던 이탈리아 국채를 모두 처분했다.한편 일본 투자기관들은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국가의 국채는 팔고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10년만기 영국 국채(길트)는 대량 매입중이다. 일본 3대 자산관리회사인 닛세이, 미츠비시UFJ, 미즈호 등 일본 금융기관은 지난 1~9월 사이 영국 국채를 1조5300억엔 어치를 순 매입해 그 규모가 3년래 최대 수준으로 커졌다.박선미 기자 psm82@<ⓒ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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