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조범현의 판이하게 다른 고민

SK 이만수 감독대행-KIA 조범현 감독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SK와 KIA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사령탑이 포수 출신이다. 이만수 SK 감독대행은 현역시절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했다. 반면 조범현 KIA 감독은 수비에서 남다른 재능을 발휘했다. 두 감독은 8일부터 펼쳐지는 준 플레이오프에서 진검승부를 벌인다. 벼랑 끝에 선 둘 사이에서는 또 하나의 공통점이 발견된다. 온전치 못한 팀 전력에 고민을 안고 있다. 색깔은 이번에도 판이하게 다르다. 이 감독대행은 구멍 난 선발진을 놓고 고심한다. 반면 조 감독은 타선의 짜임새에 한숨을 내쉰다.7일 오후 2시 인천 문학구장. 두 감독은 1층 로비에서 열린 준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각자 생각하는 팀의 핸디캡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또 이를 얼마나 메우느냐가 승패가 가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먼저 치부를 드러낸 건 이 감독대행이었다. 그는 “감독대행으로 일한 한 달 반 동안 선발투수가 한 명밖에 없었다. (선발 요원이) 절실했다”고 토로했다. 준 플레이오프에서도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시즌 도중 부상으로 이탈한 개리 글로버가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했다. 이 감독대행은 “글로버의 등록을 놓고 김상진 투수코치와 상의한 결과 합류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마음을 굳혔다”고 밝혔다.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핵심전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큰 이승호와 전병두 모두 구위 저하로 명단에서 제외됐다. 답답한 마음에 이 감독대행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구단에서 한 명을 데려올 수 있다면 누구를 데려오겠느냐’라는 질문에 주저 없이 “류현진(한화)”이라고 외쳤다. 이날 김광현을 연거푸 에이스라고 치켜세운 까닭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그는 “최근 투구내용이 상당히 만족스러웠다”며 “김광현의 가세로 SK는 강팀이 됐다. 1선발 내정에 조금도 고민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광현이 호투를 펼친다고 해서 걱정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2, 3선발로 각각 내정된 브라이언 고든과 송은범이 최근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고 있다. 고든은 최근 7차례 선발 등판에서 1승을 챙기는데 그쳤다. 송은범도 부상에서 회복한 뒤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해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부담은 그대로 고효준, 윤희상, 이영욱 등 선발과 불펜을 오고가는 자원들에게 쏠릴 수밖에 없다.

KIA 최희섭-이범호

SK에 비하면 KIA의 선발진 사정은 나은 편이다. 아킬리노 로페즈, 양현종 등이 최근 컨디션을 회복하고 있다. 조 감독은 “로페즈는 10승 이상을 거두는 투수지만 올해 구위가 많이 떨어졌다”면서도 “게임을 치르면서 활용법을 강구하겠다. 경기 흐름을 보고 뒤에(불펜으로) 배치할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에이스 윤석민은 올 시즌 리그 최고 투수로 거듭났다. SK와의 경기에서도 강한 면모는 그대로 발휘됐다. 4경기에서 3차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문제는 타선이다. 부상을 호소했던 최희섭, 이범호 등이 모두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컨디션 회복 여부가 불투명하다. 허벅지 부상을 당했던 이범호는 두 달 만에 선발로 나선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2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최희섭도 올해 허리통증으로 9월 말이 되어서야 전력에 합류했다. 이에 조 감독은 “중심타자들의 공백이 길었다. 타격 타이밍이 얼마나 올라왔을지 궁금하다”고 토로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구단에서 한 명을 데려올 수 있다면 누구를 데려오겠느냐’라는 질문에 류현진를 외친 이 감독대행과 달리 타자인 “이대호”를 외친 건 그만큼 중심타선의 상태가 올라오지 않았음을 예측하게 한다. 조 감독은 두 선수를 모두 경기에 출장시킬 계획이다. 하지만 사실상 기대는 나지완, 김선빈, 안치홍 등에게 더 많이 쏠려있다. 이 가운데 김광현을 상대로 가장 강했던 건 안치홍이다. 3년간 맞대결에서 타율 3할8푼5리를 때렸다. 하지만 중심타선이 준 플레이오프 내내 살아나지 않는다면 플레이오프 티켓은 결국 멀어질 수밖에 없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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