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서울시장 후보의 유니폼은 붉은 재킷?
[아시아경제 박지선 기자]
붉은색처럼 복잡 미묘한 색도 드물다. 수많은 오해와 선입견 속에서도 시선을 끄는 강렬함 때문에 결정적 순간에 선택되는 것이 붉은색이다. 여야 서울시장 후보인 나경원 후보와 박영선 후보는 같은 날 같은 옷차림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냈다. 붉은색 재킷에 검은색 바지, 재킷 안에 입은 라운드 네크 이너웨어까지 검은색. 가장 완벽한 컬러 조합이었다. 변형된 단발머리의 단정한 헤어스타일까지 비슷하다. 두 사람의 사진에서 다른 그림 찾기를 한다면 박영선 의원의 목걸이 정도가 아닐까? 데칼코마니처럼 완벽하게 똑같은 스타일링으로 등장한 서로를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유니폼처럼 맞춰 입자고 약속한 것은 아닐텐데 말이다. 길에서 마주친 모르는 사람. 똑같은 색상과 디자인의 옷차림을 하고 있는 것을 ‘굴욕’이라 여기는 패션계에서 두 여인의 스타일링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전통적으로 붉은색은 권력을 의미했다. 황제는 붉은색 옷을 입고 천주교 교황은 붉은 모자를 써 신성함과 권위를 나타냈다. 신부의 뺨과 이마에 찍힌 연지곤지의 붉은 색은 여성성을 상징하는 절정을 함축하고있다.
붉은 악마의 에너지는 기적을 만들기도 했으니 붉은색에는 분명 신비로운 힘이 있는 것 같다. 신성한 힘은 곧 위험을 알려주기는 역할도 한다. 신호등에서 빨간불의 의미는 우리 모두 알고있다. 붉은 장미는 열정과 사랑을 얘기한다. 붉은 속옷과 붉은 입술은 흥분을 이끌어낸다. 남성의 붉은 넥타이는 얼마나 강렬한 메시지인가! 두 후보 모두 붉은색의 힘이 필요했다. 강한 인상을 남겨야하고 정열의 에너지를 발산해야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매력적으로 보여야했다. 그래서 붉은색을 선택했던 것이다. 각자의 선거 전략을 세우고 빨간펜으로 수정을 하고 중요한 일정에는 빨간펜으로 동그라미를 칠 것이다. 중요한 날일수록 신중하게 옷을 골라 입을 것이다. 너무 중요해서 너무 안전한 옷을 입다보면 두 사람은 또 유니폼을 입고 등장할 수도 있다.
과거 방영된 토크쇼에서도 붉은색 상의를 입고 있는 박영선 후보.
스타일이 왜 중요한가를 이미 체험했을 두 여인의 패션 대결, 조금은 더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박지선 기자 sun0727@<ⓒ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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