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치 마이 라이프>, 서인영을 이렇게밖에 활용 못하나요?

<서인영의 론치 마이 라이프> 목 Mnet 오후 11시서인영 만큼 리얼리티 프로그램과 어울리는 연예인이 또 있을까?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가상 결혼도 해 보았고, 대학생도 되어보았고, 친구도 사귀어 보았던 서인영이 자신의 이름을 건 가방의 신상 라인을 출시하는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었다. 어느 날 갑자기 디자인실 최고 권력자로 낙하산을 타고 등장한 연예인과의 회사 생활은 드라마를 만들어내기에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서인영의 개성 있고 강한 캐릭터 역시 이 역할에 맞춤처럼 보인다. 하지만 <서인영의 론치 마이 라이프>(이하 <론치 마이 라이프>)는 전형적인 용두사미로 마무리되고 말았다. 매우 성공적인 리얼리티 프로그램이었던 <서인영의 카이스트>와는 달리, <론치 마이 라이프>는 서인영과 주변 사람들의 관계에서 재미를 거의 끌어내지 못했다. 3화에서는 파리에서 벌어진 어시스턴트 율아와의 갈등을 통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연상시키는 드라마를 만들어냈지만, 그게 전부였다. 마지막 편인 4화에서는 주변 인물들 모두가 의미 없는 반목만 하다가 갑자기 론칭 파티로 돌입했다. 회사의 직원들은 리얼리티 쇼의 출연자 역할까지 감당하기엔 너무 바빴고, 가장 흥미로운 관계를 보여주어야 했던 어시스턴트들은 이렇다 할 개성도, 매력도 없었다. 서인영이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기에도, 인물들 간의 캐릭터와 갈등을 보여주기에도 4주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던 셈이다. 그래서 이 모든 문제를 떠안은 서인영은 자신이 갖고 있는 패션 관련 이미지를 전시하고, 지금까지 출연해온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쌓아온 캐릭터를 그대로 소비할 수밖에 없었다. ‘서인영 가방’은 한정 제품으로 가치가 있을지 모르지만, <론치 마이 라이프>는 너무 뻔한 기성품 같은 프로그램이었다. 서인영이 또 신상 구두를 사고, 또 주변 사람들을 고르고 평가하고 그들에게 화내는 모습을 보는 건, 서인영에게도 시청자들에게도 이젠 너무 지루한 일 아닌가.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10 아시아 글. 윤이나(TV평론가) <ⓒ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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