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 한계에 도달?.. IT랠리 끝났나

기관투자가 '실적개선 기대만으론 부담'

5일째 순매도... 외국인도 3일째 팔자 행진삼성전기, 삼성SDI 등 계열사도 동반 하락[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한계에 도달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12%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연일 하락세다. 코스피 지수는 2000을 다시 넘었지만 100만원을 상회하던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3일 연속 하락하며 9일 89만원까지 밀렸다. 삼성전자가 부진하면서 삼성전기, 삼성SDI 등 IT 계열사들도 동반 급락세다.  1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못할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국내 기관 중심으로 '팔자' 물량이 쏟아진 결과다. 실적부진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냉각시키고 있지만 증권가의 의견은 '과도한 하락'이라는 게 대세다. 1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부진하겠지만 2분기는 회복될 것이기 때문에 주가 하락을 저점매수 기회로 활용하란 조언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같은 조언이 먹혀들지 않았다. 국내 기관은 삼성전자를 5일째 순매도 중으로 판 주식수는 40만주를 넘는다. 외국인도 최근 3일간 10만주를 순매도했다. 삼성전기도 9일 기관이 107만주, 외국인이 20만주 순매도하며 6% 이상 급락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사들의 '러브콜'은 지난해 연말 삼성전자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불이 붙었다. 증권사들은 경쟁적으로 목표주가를 올렸다. 지난해 12월23일 기준 국내 증권사 29개사 중 25곳이 목표주가를 100만원 이상으로 제시했고 곳이어 나머지 4곳도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해 29개 증권사 모두 100만원 이상으로 제시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평균 목표주가는 124만2500원으로 현재 주가대비 40% 높은 수준이다. 잘 나갈때 '오버 슈팅'해서일까. 증권사들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세에 진입한 상태에서도 "1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낙폭이 과대한 측면이 있다"며 투자심리를 다독거렸다. 신한금융투자는 "중국 춘절기간 예상을 뛰어넘는 LED TV 판매로 재고를 소진해 안정화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 대해 비중확대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증권사의 리서치센터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삼성전자에 대해 '매수'를 외치고 있지만 기관 투자가들의 움직임은 심상치 않다. 주가가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만으로 주식을 가지고 있을 수는 없다는 것. 대형 자산운용사의 한 임원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소식에 계열사들까지 부진한 상황에서 리서치센터의 분석만을 쫓을 수 없다"며 "당초 리서치센터는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좋아진다는 분석을 내놓았다가 이제는 1분기가 안좋고 2분기에 좋아진다며 매수추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서치센터의 분석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 기관 투자가들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의 주식을 팔고 있다. 올들어 지난 3월2까지 기관의 누적순매수 규모는 2514억원에 달했으나 3일부터 팔기 시작해 4거래일만에 -1258억원으로 돌아섰다. 3700억원이 넘는 주식을 던진 것이다.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은 관련 계열사들로 확산되고 있다. 삼성그룹에 속한 IT종목들이 대부분 큰 폭의 주가 하락세를 기록하며 동반 추락중이다. 완성품을 만드는 삼성전자가 부진하면서 부품쪽의 계열사 실적도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9일 시장에서 1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에서 1100억원 사이에서 형성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낙폭이 6%에 달했다. 삼성전기의 1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1400억원 수준이었다.  한 투자자문사 임원급 펀드매니저는 "그간 지수 상승의 한축이었던 IT주의 부진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며 "실적회복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보수적으로 움직여야 할 것 같다"고 귀뜸했다. 임철영 기자 cyl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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