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영규 기자]'이젠 숙성제품이 뜬다' 최근 들어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오랜 숙성기간을 거친 제품들이 매니아층을 형성하며 큰 인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대상 청정원이 지난 2009년 설 명절부터 선보이고 있는 '5년 숙성 간장'은 1세트(550m X 2병) 가격이 10만원으로, 웬만한 와인보다 비싸지만 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조기 품절된다. 이 제품은 국내산 검은콩 원료에 순창의 지하 암반수와 벌꿀로 맛을 내고 오크통에서 5년 간 숙성시킨 명품 간장이다. 대상 청정원은 올해 이 제품 중 400세트를 숙성실로 다시 보냈다. 2014년께 '10년 숙성 간장' 타이틀을 달고 세상에 나오기 위해서다.
청정원 간장담당 정규화 매니저는 "원료도 좋은데다 가정식인 항아리 숙성이 아닌 고급 오크통 숙성 과정을 거쳐 더욱 깊고 부드러운 맛과 향이 난다"며 "5년 숙성 간장이 입소문까지 나면서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지만 고급 선물용이라는 명색에 걸맞게 하기 위해 10년 숙성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숙성으로 치면 술을 빼놓을 수 없다. 진로가 내놓은 순쌀 100%로 만든 증류식 소주 '일품진로'도 10년간 숙성시킨 명품 소주인 덕에 한 병에 출고가 기준 7000원을 받고 있다. 일반 참이슬의 출고가가 900원선임을 감안하면 8배 가량 비싼 셈이다. 2006년 첫 선을 보인 일품 진로는 천연 참나무통에서 배어 나온 맑은 호박색 소주로 부드러운 맛과 풍부한 향으로 고급 소주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고가지만 마니아층이 형성되면서 이 제품은 지난 2009년 2만3000상자가 팔렸으며 지난해에는 3만 상자가 나갔다. 최근 100억원대 이상으로 성장한 천일염 시장에도 3년 이상 숙성한 제품 위주로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예로부터 천일염은 3년 정도 숙성 과정을 거쳐야 불순물이 제거되고 맛이 좋아진다고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상, 사조해표, CJ, 샘표 등 주요 기업들은 천일염 명지인 신안군의 숙성 천일염 원료를 찾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대상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인 신안군 도초도에서 소금 업계 최초로 ISO22000인증을 받은 염전을 확보한데다 최신식 제조 공장을 지어 안정적인 숙성 원료 확보에 나섰다. 그 결과 대상 청정원 '신암섬보배' 천일염의 경우 2009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시장점유율 30%를 차지하며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같은 회사에서 내놓은 일반 구운 소금이 200g에 1440원인데 비해 '3년 묵은 천일염은 75g(유리병)이 2600원에 달해 가격 차이가 5배나 난다. 이 밖에도 남양유업은 2년 이상 숙성시킨 최고급 빈티지 치즈로 만든 '드빈치'를 출시, 경쟁사인 서울우유와 매일유업에 뒤진 치즈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편 식품 업체는 아니지만 금융권에서도 미래를 내다보고 제품을 저장해놓는 사례가 있다. 세계 각지에서 유행하는 와인 펀드가 그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성공 사례를 찾을 수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2007년 설정한 '그레이트 빈티지 와인펀드'는 지난해 11월말 현재 수익률이 21%에 달한다. 이영규 기자 fortun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이영규 기자 fortune@<ⓒ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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