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크라이슬러발 인력 쟁탈전 치열...현대차, 해외에서 GM과 스카웃전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자동차 업계가 대규모 스카웃에 따른 대대적인 '인력 쟁탈전'에 휩싸였다. 쌍용차의 경영 정상화, 크라이슬러코리아의 대표 선임, 현대차의 글로벌 스카웃전이 얽히고 설키면서 인적 자원 확보를 위한 업체간 혈투가 전방위적으로 치열하게 펼쳐지는 양상이다.9일 업계에 따르면, 크라이슬러코리아는 지난 해 11월 사임한 안영석 전 대표의 후임 물색에 막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을 관할하는 중국 APEC 지역지사에서 국내 수입차 업계의 현ㆍ전직 임원 서너명과 인터뷰를 진행 중이다. 업계는 4월 서울 모터쇼 등 굵진한 현안이 다가오는 만큼 3월 이전엔 신임 대표가 결정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 담당 임원 영입도 조심스럽게 추진 중이다. 이 역시 기존 완성차 업계의 영업 전문가가 스카웃 대상이다. 쌍용차도 인도 마힌드라가 3월 중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어서 신임 대표 인선 작업이 시급하다. 이와 관련해 마힌드라가 줄곧 '한국인 경영진'을 강조해온 만큼 현대기아차나 지엠대우 등에서 신임 대표가 스카웃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법정 관리 상태의 쌍용차를 안정적으로 이끌어온 이유일ㆍ박영태 공동관리인 중에서 발탁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쌍용차는 전체 임원이 10여명에 그치는 등 최소한의 인력으로 운영돼온 만큼 임원 확충도 시급한 숙제다. 최근 방한한 파사사라시 마힌드라 최고정보책임자(CIO)도 "인도인 임원은 2~3명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모두 한국인으로 채우겠다"고 언급, 쌍용차의 독립 경영을 강조했다. 윤대성 한국수입차협회 전무는 "쌍용차와 크라이슬러코리아가 동시 다발적으로 인력을 흡수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가 뺏고 빼앗기는 인력 쟁탈전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를 둘러싼 글로벌 스카웃전도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GM(제너럴모터스)이 공격하자 현대차가 반격하는 모양새다. 현대차미국법인(HMA)에서 마케팅 담당 임원으로 일하던 조엘 에와닉과 크리스 페리가 잇달아 GM으로 옮긴데 이어 최근에는 현대차 북미 디자인센터의 필립 잭 수석 디자이너가 친정인 GM으로 돌아갔다. 잭 수석 디자이너는 신형 쏘나타 등에 적용한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 '플루이딕 스컬프쳐(Fluidic Sculpture)'를 주도했고, 조엔 에와닉과 크리스 페리는 신차 구입 고객이 실직할 경우 차를 되사주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도입해 화제를 낳은 장본인들이다. 인력 공백이 생긴 현대차도 후임 마케팅 책임자를 물색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조용석 국민대 교수(기계자동차 공학부)는 "GM이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면서 현대차에 빼앗겼던 임원들을 다시 영입하는 것은 현대차가 글로벌 반열에 올라섰다는 방증"이라며 "현대차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국제 무대에서의 스카웃전에 보다 과감히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정일 기자 jay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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