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포스코 회장 경영철학 담은 신년 휘호 눈길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지난 3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올해를 상징하는 신년휘호인 '궁변통구(窮變通久)'를 쓰고 있다.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지난 3일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열린 포스코 시무식에서 프리젠테이션을 마친 정준양 회장은 행사장 옆에 마련된 자리로 이동해 직접 붓을 들고 한자 한자 정성을 들여 글을 썼다.이날 정 회장이 쓴 신년 휘호는 '궁변통구(窮變通久)'였다. 주역에 나오는 말로 궁하면 변하게 되고 변하게 되면 두루두루 통해서 오래간다는 뜻을 담고 있다.이공계 사범대(서울대학교 공업교육과) 출신인 정 회장은 포스코 회장을 맡은 후 인문학에 많은 애정을 쏟으며 자신의 경영철학을 한자어로 제시하곤 했다. '궁하면 통한다'는 뜻의 '궁즉통(窮卽通)'과 '쉬지 않고 꾸준하게 한 가지 일만 열심히 하면 마침내 큰 일을 이룰 수 있다'는 의미를 담은 '우공이산(愚公移山)'은 정 회장이 즐겨 인용하는 한자어다.올해 신년 휘호로 '궁변통구'는 궁즉통을 한 단계 발전시켜 끊임없는 혁신을 통한 항구적인 경쟁 우위를 갖추자는 뜻을 드러내고 있다.이는 정 회장의 앞에 놓인 포스코 패밀리의 상황과 정확히 직결된다. 정 회장은 지난해 포스코 창사 이래 최대 기업인수인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와 해외 첫 고로 일관제철소를 인도네시아에서 착공해 회사의 오랜 숙원을 이뤄냈다.하지만 국내에서는 현대제철의 고로 일관제철소 가동 등 경쟁사의 저항으로 대형 고객의 이탈 현상이 가속화 됐고, 해외에서는 원자재 가격 급등 및 생산설비 확대를 위해 추진한 인도 제철소 사업 지연 등을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이런 가운데 이날 정 회장은 기존 포스코 패밀리의 중장기 추진 전략인 '비전 2018'을 대체하는 '비전 2020'을 발표했다. 비전 2020은 오는 2020년까지 패밀리 매출액을 200조원으로 확대하는 등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산업구조가 고도화 되면서 수익성이 서서히 떨어지는 철강업계의 속성상 포스코도 현재 수익 창출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중인데, 이러한 정 회장의 고민과 의지가 바로 '궁변통구'라는 사자성어로 집약됐다는 것이다.포스코 관계자는 "올해 포스코는 비전 2020을 시작하는 첫 해로서 정 회장은 무엇보다 임직원들의 이를 해내겠다는 의지를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 혁신활동을 더욱 강화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채명석 기자 oricm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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