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TV광고 이어 일간지 광고로 "명분·적통성 우위" 강조현대차, "능력으로 맞서라"…인수후 시너지효과 맞불광고 구상[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현대건설 인수전'이라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현대차와 현대그룹이 본격적인 여론전에 돌입한 양상이다. 현대그룹이 현대차그룹을 겨냥해 TV와 신문 지면에 잇달아 광고를 게재하고, 현대차가 이에 대해 강한 반격에 나서면서 불꽃 튀는 접전이 펼쳐지고 있는 것.현대건설 인수가 현대의 적통성과 연관된다고 간주할 때 명분을 얻기 위한 여론 끌어안기는 이번 인수전의 중요한 변수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각종 광고를 통해 포문을 열고 있다. 3일자 일간지 1면에 '도발적인' 기업광고를 냈다.'왜 외국 신용평가사는 자동차 기업의 건설업 진출을 우려할까요', '왜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들은 주주와 노조의 소리에 귀 기울일까요'라는 질문을 쏟아내며 ' 자동차 강국으로 기억되는 대한민국, 현대그룹이 함께 응원합니다' '현대 건설의 미래는 현대그룹이 지키겠습니다' 등의 문구를 담아냈다.현대그룹은 지난 추석 연휴에도 TV광고를 통해 명분과 적통성을 강조했다. '현대건설 현대그룹이 지키겠습니다', '그분의 뜻을 한결 같이 따르던 사람. 끝까지 현대건설을 지키던 사람' 등이라는 표현을 써가면서 인수의지를 확고히 했다.현대그룹 관계자는 "TV광고는 그룹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3편으로 나눠 내보내고 있다"며 "TV 광고는 당분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현대그룹이 광고로 여론 몰이에 나서는 반면 현대차는 겉으로는 담담한 모습이다. 인수를 위한 모든 조건에서 우위에 있는 만큼 굳이 신경 쓸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현대차가 현대家의 '장자(長子)'라는 명분이 있음에도 현대로템과 엠코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이라는 '경제적인' 효과 측면만 부각시키는 것도 이 때문이다. 4조원 이상의 탄탄한 자금력도 현대차의 '마이웨이'를 가능케 하는 요인이다.현대차 관계자는 "현대건설을 누가 크게 키울 수 있을 것인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명분 보다는 능력으로 당당히 맞서는 게 더 보기 좋지 않냐"고 현대그룹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현대그룹 광고 내용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고 정몽헌 회장의 4400억원 사재 출연이 과대 포장됐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현대차 측은 "틀린 내용은 아닌 것 같다"면서 "현대그룹의 여론몰이 전략이 자칫 자충수가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현대차 역시 현대건설 인수전과 관련한 광고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현대그룹처럼 현대건설 인수의 명분을 알리기보다는 인수 후 시너지 효과 등 기업 및 국가 경제에 이바지 하는 쪽을 부각시킬 방침이다.회사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광고 계획이 수립된 것은 아니지만 (현대그룹처럼) 감정에 호소하기 보다는 현대건설 인수 후 시너지를 알리는데 중점을 두는 광고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최일권 기자 ig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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