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온수의 펀드브리핑] '홈런'보다 '안타'치는 펀드가 유리

오온수 현대증권 펀드리서치팀 펀드연구원
특정 기간 반짝 성과를 냈다가 사라진 펀드들은 많다. 단기성과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해 성장하다가 매니저 교체나 여타의 다른 이유로 성과를 유지하지 못하고 시장에서 잊혀지는 것이다. 이는 단기성과가 우수하더라도 장기간에 걸쳐 성과를 유지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반증하고 있다.실제로 제로인 자료를 활용해 1466개 주식형펀드를 분석한 결과 2007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상위 20%를 꾸준히 유지한 펀드는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위 20%에 포함된 펀드가 올해 상반기까지 동일한 순위를 유지하는 비율이 35.8%에 불과했다. 다시 말해 지난해에 상위 20%에 포함된 펀드 10개 중 6.5개는 상위권을 유지하지 못했으며, 중위권 내지는 하위권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2008년 상위 20%에 포함된 펀드는 작년에도 상위권을 유지한 비율이 13.3%에 불과했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상위권에 포함됐지만 그 다음 연도에 하위권으로 추락하는 펀드의 비율이다. 2009년 상위 20%를 기록했던 펀드가 2010년 상반기 하위 20%로 떨어진 비율은 16.8%였으며, 마찬가지로 2009년의 경우에는 무려 36.1%를 기록했다. 여기서 분명한 점은 투자자들이 과거 수익률만으로 투자를 결정한다면 그 펀드의 성과 역시 이와 유사한 패턴을 그릴 개연성이 높다는 점이다. 과거 수익률은 분명 객관적으로 산출된 지표이고, 그 펀드가 걸어온 ‘발자취’란 점에서 펀드 선택의 참고사항이 될 수 있겠다. 하지만 위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단기 성과만을 보고, 투자판단을 내린다면 이는 곧 투자 실패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연속해서 ‘홈런’을 치는 펀드는 현실적으로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단기성과가 부진하더라도 매니저 교체 없이 오랫동안 투자 철학을 유지한 ‘안타’ 치는 펀드가 장기투자자들에게는 좀 더 유리할 것이란 판단이다.

증권부 김현정 기자 alphag@ⓒ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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