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낙폭이 왜 더 클까

외인, 아시아 중 국내증시서 최대 순매도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유럽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여타 증시에 비해 견조한 흐름을 보이며 선방하던 국내증시가 최근 들어 여타 국가에 비해 낙폭이 더 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17일 이후 20일 현재까지 나흘 연속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는데 나흘간 하락폭은 5.2%에 달한다. 같은 기간 미 다우지수의 하락폭이 2%에 채 미치지 않음을 감안한다면 국내증시의 낙폭이 강해졌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최근 국내증시의 하락세가 유독 강한 이유는 외국인의 수급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5월 들어 강도높은 매도세를 보이고 있는데 특히 지수가 하락세를 보였던 최근 3거래일간 코스피와 코스닥, 선물시장에서 모두 순매도세를 지속하면서 국내증시 투자자들에게 심리적인 부담감을 안긴 것. 기관마저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고, 개인만이 유일한 매수주체인 상황에서 외국인의 전방위적인 매도공세는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기에 충분하다는 것이 증시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2주간 3조원 이상 주식비중을 축소했고, 이번주 들어서도 2조원 가까운 매도세를 보이는 등 지난해 3월 이후 최대 강도의 비중축소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전일에는 선물시장에서의 매도세까지 더해지면서 현ㆍ선물 시장에서 동시에 5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하는 흐름을 보였는데 이는 2007년 사상 최고 지수형성과정 이후 처음이다. 임동민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5월 들어 외국인들은 아시아 국가 중 국내증시에서 가장 많은 규모의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며 "선물과 현물을 동시에 매도하는 외국인을 막아낼만한 매수주체가 개인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개인 역시 이미 많이 사들인만큼 매물을 감당하기에 부담스러운 영역에 접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급이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외국인의 매도강도가 더욱 강해지고 있는 것이 국내증시의 낙폭이 미 증시에 비해 큰 원인이라는 것이다. 외국인의 경우 미 증시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미 증시의 영향력이 예전에 비해 강해진 점 역시 국내증시에는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과거에는 미 증시의 움직임이 국내증시 장 초반에 주로 반영됐고, 장 중에는 중국이나 일본 등 여타 아시아 증시의 영향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미 증시의 영향력이 장중까지 확대되면서 외국인이 좀처럼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이날 역시 미 증시가 낙폭을 다소 줄였다는 점에 안도한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서면서 국내증시가 장 초반 반등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결국 미 증시의 하락을 감당하지 못한 채 낙폭을 키워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유럽국가의 경제위기가 여전한 만큼 미 증시가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우려감이 강한데다, 아시아 증시마저 동반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으니 미 증시의 장악력이 강해졌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날 코스피 지수는 장중 1600선을 재차 위협하는 등 낙폭을 확대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1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24.22포인트(-1.49%) 내린 1605.86을 기록하고 있다. 개인이 3000억원의 매수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240억원, 400억원의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김지은 기자 je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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