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기대감 높아져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얼마 전 부터 주식시장에 대해 묻는 지인들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주식에는 전혀 관심이 없던 지인들도 주식투자를 새로 시작하고 싶다거나, 아니면 지극히 보수적인 투자자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보유 종목의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이야기를 꺼낸다. 자신이 알고 있는 일부 종목의 '극비사항'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지금이 절호의 찬스가 아니냐는 의견도 물어온다. 주식 투자자들에게 가장 대응하기 어려운 장이 최근과 같은 지지부진한 장세가 아닐까 싶다. 주식을 사자니 게걸음 장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고, 그렇다고 팔자니 더이상 떨어지지 않고 있는 주식이 왠지 아쉽게 느껴진다. 주식 전문가가 아니라 단순히 주식시장을 들여다보고 있는 기자의 입장에서는 주식을 사도 되겠냐는 질문에 할말이 극히 제한적인데다, 최근에는 지루한 게걸음 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장이 안정되는 것이 급선무'라는 말을 반복해왔다. 아무리 호재가 있는 종목이라 해도 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상승동력을 회복하기 이전까지는 나홀로 고공비행을 펼치기 어렵다는 것이 스스로 구축하고 있는 지극히 주관적인 원칙이다. 그런데 이 원칙 안에서 한 가지 해결하지 못한 딜레마가 있다. 장이 완전히 안정된 이후에 투자에 나서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는 점이다. 가장 어두울 때 투자에 나서야 하는 법이지만, 이제부터 밝아질지, 더 어두워질지 확신이 들지 않을 때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이 딜레마 안에서 고민을 거듭하고 있었지만 지난 주말 뉴욕증시의 고용지표가 발표된 이후 한 쪽으로 무게가 실리기 시작했다.
지난 10월 실업률은 10%를 넘어섰다. 연내 두자릿대 실업률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은 이미 예전부터 흘러나왔지만, 예상외로 빨리 넘어섰다. 하지만 지수는 오히려 차분한 흐름을 보였다. 3분기 GDP가 서프라이즈 수준을 기록하면서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가 가시화됐지만, 실업률 또한 서프라이즈 수준으로 높게 발표되자 이것이 출구전략은 시기상조라는 공감대를 재확인시켜 준 것이다.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에서 한시름 놓은 가운데 일부 고용지표의 긍정적인 부문에 투자자들이 주목하기 시작했다. 먼저 지난 8~9월 비농업부문 고용 감소폭이 9만1000명 줄어든 것으로 수정 발표됐다는 점이다. 최근 3개월동안 일자리 감소 규모는 18만8000명으로 직전 35만7000명 대비 완화되고 있고, 3월 65만8000건까지 상승했던 4주 평균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10월 들어 52만3800건으로 낮아졌다. 제조업 부문의 주당 평균노동 시장이 39.9시간에서 40시간으로 증가했고 추가근무 시간 역시 3.0시간에서 3.2시간으로 증가했다. 또한 임시직 부문의 경우 7월 이후 고용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실업률이 크게 높아지면서 출구전략에서는 한 발 멀어졌지만, 고용시장이 최악을 벗어났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회복 기대감은 한층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국내 수급동향 역시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2주 연속 유입되고 있는데, 이는 지난 7월 본격적인 유출세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뚜렷하지 않아 매수주체가 두드러지지 않았던 가운데 기관이 환매압력에서 숨통이 트일 경우 매수세를 재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우리투자증권은 높아진 배당수익률과 마이너스권에 근접한 순차익 잔고 또한 연말 장세에 우호적인 변수가 된다고 설명한다. 시장을 뒤흔들었던 프로그램 잔고도 점차 바닥권에 근접한 것으로 보여 수급적으로도 더 나빠질 것이 없다는 것이다. 오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정돼있다.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을 안기는 마지막 변수다. 이 역시 우호적인 변수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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