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공동 제안한 기술이 이동통신의 본고장 미국에서 모바일 디지털TV 표준으로 선정됐다.북미 디지털 방송 표준화 기구인 ATSC(Advanced Television Standards Committee)는 16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공동 제안한 북미식 모바일 디지털TV 기술(ATSC-M/H)을 표준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2007년 5월부터 기존 디지털TV 방송 시설을 활용한 모바일 디지털TV 방송 표준화 작업을 진행해온 ATSC는 전 회원사의 투표로 LG전자의 지상파 디지털TV 수신 기술(VSB)과 삼성전자의 이동 수신 기술(A-VSB)을 결합한 기술을 표준으로 채택했다.이 기술은 도심이나 산악, 지하 등 다양한 환경에서 휴대전화 등 모바일 기기로 시속 290km로 이동하면서 고화질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기존 지상파 디지털 방송을 기반으로 별도 주파수를 확보하지 않고 방송 장비만개선하면 무료로 모바일 디지털 TV를 서비스할 수 있어 미국 방송업체들도 선호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적용한 모바일 기기 사용자는 한국의 지상파 DMB처럼 뉴스, 긴급 재난 방송, 날씨, 정보, 오락물 등의 무료 서비스 뿐 아니라 유료 프리미엄 서비스도 즐길 수 있다. 이번 표준 선정으로 북미 지역 방송사 연합체인 '오픈 모바일 비디오 연합(OMVC)'에 속한 800여개 방송사의 모바일 디지털 TV를 이용할 수 있는 휴대전화, 포터블 DVD 플레이어, MP3플레이어, 차량용 단말기 등에 이 기술이 독점 사용된다. 다른 모바일 기기 제조업체가 이 기술을 사용하려면 삼성전자, LG전자에 기술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바일 디지털TV 수신용 칩도 경쟁업체들보다 앞서 개발하는 데 성공해 확실한 북미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게 됐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ATSC M/H 방송 표준에 맞게 개발한 모바일 디지털TV 수신 싱글 칩(Single Chip)은 크기가 가로, 세로 각각 7.5㎜로 작고, 소비 전력도 적어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한 솔루션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올 1월 미국에서 열린 CES에서 수신칩을 선보인 LG전자도 내년부터 이 칩을 장착한 휴대전화와 포터블 DVD 플레이어 등을 내놓고 북미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DMC연구소장 조병덕 부사장은 "미국 모바일 디지털TV 기술 표준으로 선정돼 방송 관련 기술 분야에서도 시장 리더십을 이어가게 됐다"며 "국내 기업간 협력을 통해 표준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 LG전자 백우현 사장은 "북미 시청자들에게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고화질의 디지털 방송을 제공하고, 방송사에게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한국 모바일 TV 기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린 쾌거"라고 말했다. 전미방송사연합(NAB)은 모바일 디지털TV 관련 시장이 2012년 휴대폰 1억 3천만대, 기타 모바일 기기 2천50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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