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박건욱 기자]MBC 주말드라마 '탐나는도다'의 조기종영이 결정되면서 팬들이 자신들의 '볼 권리' 찾기에 나섰다. 제작사인 그룹에이트 측은 지난 2일 "MBC 측으로부터 '탐나는도다'의 조기종영 방침을 통보받았다. 이로써 '탐나는도다'는 16부를 마지막으로 오는 27일 종영한다. 20부작으로 준비해 왔는데 안타깝다. 이미 9부와 10부는 편집을 마친 상태라 그냥 방송되고 11부부터 20부까지의 방송분을 6부로 줄이는 회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시청자들은 각종 포털 사이트와 드라마 홈페이지에 '오랜만에 나타난 명품드라마다. 연장 방송은 못할망정 4부 축소된 16부 종영방침은 말도 안 된다' '시청률에만 연연하니 드라마 발전이 없는 것"이라며 종영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 특히 드라마 주인공 황찬빈과 이선호의 팬들은 3일 종합일간지에 드라마 조기 종영을 반대광고를 게재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과거 방송사의 종영시기에 대해 항상 수동적인 시청자들이 능동적인 태도를 취하기 시작한 것. 그동안 제작사-방송사가 방송환경을 주도했다면 이제는 시청자들 스스로 국내 방송시장에 대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시청자들이 이같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볼 권리를 '사수'하기 위해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 드라마의 조기종영의 소식이 전해지면 항상 온라인상으로 안타까움만 표하던 이들이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까지 자신들의 의견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엄연히 따지면 '탐나는도다'는 '조기종영'이 아니다. 당초 MBC와 제작사간의 계약내용상 '확정적인' 20부작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20부작으로 제작하되 시청률에 따라 종영 시기는 유동적이 될 수도 있다는 조건이 붙었던 것. 따라서 시청률이 5%대에 머물던 '탐나는도다'였기에 16부 종영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시청률과 이익창출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드라마의 막무가내 종영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 좋은 예가 바로 최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2009외인구단'이다. 이 드라마 역시 당초 계획됐던 20부작에서 4부작이 줄어든 16부작으로 종영했다. 당시 16부작 종영이 확정된 후 '2009 외인구단'은 서둘러 스토리를 전개해 나갔지만 결국 극의 클라이맥스라고 할 수 있는 오혜성과 마동탁의 승부조차 그리지 못했다. 당시 시청자들은 급작스런 스토리 전개와 어이없는 결말에 시청자의 입장보다 시청률에 연연하는 방송사를 거세게 비판하기도 했다.물론 방송사 입장에서는 수입도 이뤄지지 않고 시청률도 나오지 않는 드라마를 굳이 방송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고작 숫자에 불과한 시청률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시청자들이라는 중요한 사실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박건욱 기자 kun1112@asiae.co.kr<ⓒ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대중문화부 박건욱 기자 kun111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