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는 '안정성'이 더 중요.. 금융정책의 '독립성', '자율성' 희생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이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달러페그제에 대해 더 큰 애착을 보이고 있다.21일 중동 투자은행 걸프파이낸스하우스(GFH)의 책임 이코노미스트 알라 알 유수프는 외환보유고를 다양화하는 것이 GCC의 이익에 부합하기는 하지만, 결국 GCC는 이전과 같이 달러페그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알라 알 유수프는 "일반적으로 흑자를 유지하는 경제는 외환보유고와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것이 이익에 부합한다. 그러나 미국 달러는 여전히 의심의 여지가 없는 기축통화이며, 가까운 미래에도 그러한 지위를 유지할 것이기 때문에 GCC에서 달러페그제는 계속 유지될 것이다"고 말했다.그는 "문제가 되는 것은 달러가 유로에 얼마나 자리를 내주느냐 하는 정도다"고 덧붙였다.지난주 사우디 UAE 등을 방문했던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GCC 회원국 관리들로부터 달러가 주요 준비통화로 남을 것임을 확인받았다. 가이트너 장관은 이번 순방에서 미국이 강한 달러를 유지할 의지가 있음을 강조했다.중동경제 분석회사 'RGE 모니터'의 경제분석가 레이첼 짐바도 "정책수단으로서 달러페그제를 벗어나는 일은 전혀 선택가능성이 없다"고 잘라말했다.그녀는 "2007~2008년 GCC 국가들이 달러페그제를 벗어나야 한다는 압력이 있었다. 당시 GCC 각국은 자율적인 금융정책을 펴는데 제한을 받았지만, 달러페그제를 그대로 유지했다"고 말했다.그녀는 이어 "특히 금융위기의 시기에는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GCC 국가들은 금융정책의 '독립성'과 '자율성'보다는 안정성에 더 무게를 두게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그러나 걸프리서치센터의 경제학자 에카르트 우어츠 박사는 "상황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재무장관이 달러를 치켜 세우지는 못할 것이다. 미국 달러는 물론,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의 중앙은행의 현재 금융정책는 심각한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모든 국가의 중앙은행이 결국 일종의 평가절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것이다"고 덧붙였다.한편, GCC 사무총장 압둘라만 알 아티야는 지난달 걸프 통화동맹에 참가하는 사우디,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등 4개국은 새로운 공동화폐와 미 달러를 연계시키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병철 두바이특파원 bc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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