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화정기자
커피 원두를 먹는 사향고양이와 그 배설물. 이 배설물이 바로 루왁커피가 된다.
루왁커피는 은은한 나무향과 약간의 쏘는 듯한 맛 그리고 깔끔한 뒷맛으로 커피 애호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한 바리스타는 "막상 일반인이 이 커피를 맛보았을 때 다른 커피와 큰 차이를 느끼지는 못할 것"이라며 "루왁커피가 관심을 끄는 것은 그 희귀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미 커피는 현대인의 일상생활에서 밥에 버금가는 존재가 됐다. 출근으로 바쁜 아침 밥은 걸러도 커피는 챙겨 마시고 점심식사 후 커피는 빼먹을 수 없는 코스며 밤샘작업이나 공부 때 곁을 지키는 것은 따끈한 커피 한잔이다.커피 원두와 가정용 핸드 분쇄기.
때와 장소에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게 바로 커피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바쁜 회사 업무 중간 짧은 휴식을 선사하는 자판기 커피, 비오는 날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은은한 음악과 함께 즐기는 커피, 친구들과 스타벅스에서 수다떨며 마시는 커피, 밤샘 공부하다 도서관 밖에서 상쾌한 공기와 함께 마시는 커피, 약속 시간까지 공백이 생겼을 때 시간을 때워주는 커피 등등.핸드드립으로 추출한 커피.
때와 장소에 따라 변화하는 다양성 뿐 아니라 커피의 맛 역시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다양하다. 그 품종과 신선도부터 재배 환경, 수확 및 건조 방식 그리고 로스팅과 분쇄 정도, 추출 방법에 이르기까지 커피의 맛과 향에 변수가 되는 요인은 가장 기본적인 것만 따져도 5000가지가 넘는다. 품종의 경우 1733년 스웨덴의 박물학자인 린네에 의해 분류된 커피 품종은 16개이나 상업적으로 현재 재배되고 있는 품종은 아라비카, 로부스타, 리베리카 3가지로 이를 커피의 3대 원종이라고 한다. 또한 커피 산지에 따라 분류할 경우 브라질, 콜롬비아,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자메이카, 이디오피아, 케냐, 자메이카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로스팅의 정도에 따라서는 라이트, 시나몬, 미디엄, 하이, 시티, 풀시티, 프렌치, 이탈리안의 8가지로 분류되며 추출 방식에 따라서는 담금 방식(프렌치 프레스), 진공여과방식(사이폰), 달임방식(이브리크), 드립방식, 압력을 가해 추출하는 에스프레소 등으로 분류된다. 이같은 각각의 경우의 수에 여러 커피의 품종을 섞는 블렌딩 그리고 커피 온도 등의 변수까지 더해질 경우 우리가 맛볼 수 있는 커피는 정말 다양해지는 셈이다.커피 전문점 '커피랩'의 라떼아트가 수놓여진 카푸치노와 카페라떼. 그리고 아이스크림과 에스프레소의 조화를 느낄 수 있는 아포가토.
장맛비가 창을 두드리는 일요일. 어떤 커피와 함께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송화정 기자 yeekin7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