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무덤 대구..'이젠 아파트 팔리네'

대구 아파트 시장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대책없던 악성 미분양도 조금씩 팔려나가고 한때 2만 가구가 넘던 미분양 아파트 숫자도 다시 1만 가구대로 떨어졌다.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있겠지만 가장 큰 요인은 역시 분양가 인하다. 대구에서 분양 중인 건설업체들은 최근 분양조건을 대폭 바꿔 사실상 분양가 인하에 나섰고 그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동일토건은 지난 주에만 미분양 아파트 30채를 팔았다. 문의도 뜸했던 아파트에 사람이 몰린 것은 수성구 상동에 분양 중인 동일하이빌 레이크시티(1141가구)에 특별분양 조건이 걸리면서부터다.지난 4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이 아파트의 미분양이 여전하자 회사는 본사 직원을 상주시키며 파격적인 고육책을 내놨다.아파트 중도금을 최대 60%까지 담보대출 알선해주고 2년 동안 이자비용은 회사가 대납해주기로 했다. 입주가 시작돼 계약과 동시에 잔금을 모두 납부해야하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잔금은 2년 후에 받기로 했다. 계약자가 미리 잔금을 내면 연 12%의 이자율을 적용해 할인해 준다. 10일까지는 분양가의 10%만 내면 입주가 가능하도록 했다.동일토건 관계자는 "중도금 대출이자 절감혜택과 잔금선납할인 등을 감안하면 주택형에 따라 4300만원에서 최고 1억2200만원을 할인 받을 수 있다"며 "지금 속도대로라면 빠른 시간내에 미분양이 소진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주상복합 SK리더스 뷰(788가구)를 분양 중인 SK건설 역시 '파격혜택' 효과를 톡톡히 봤다. 약발이 받기 시작한 것은 입주 때 해약보장제를 내건 지난 3월 이후부터다. SK건설은 보증보험에서 해약을 보장하고 해약 뒤 이미 낸 계약금 이자까지 지급하는 초강수를 뒀다. 그래서 지금까지 400가구 가까이 계약했다.10%가 넘는 선납 할인 조건을 내세운 화성파크드림 단지도 석 달 동안 100가구 이상 팔았다.눈물의 미분양 세일은 건설업체가 취할 수 밖에 없는 최후이자 최고의 방법이다. 팔리지 않는 걸 내버려둬서 막대한 금융비용을 계속 물며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느니 싸게라도 팔아서 돈을 돌릴 수 있으니 말이다.계약자 입장에서는 큰 부담 없이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집을 살 수 있고 세제혜택까지 받으니 나쁠 것이 없다. 한편 5월 말 기준 공식집계된 대구지역의 미분양은 1만9851가구로 전월(2만691가구)보다 840가구 줄었다. 같은 기간 소폭이지만 경북지역 미분양이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이곳에서 분양하는 건설업체는 6월과 7월에도 미분양이 크게 줄어 현재 1만9000가구 아래로 숫자가 떨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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