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기기를 구매하기 위해 사양이나 리뷰를 읽다보면 덜컥 겁이 난다. '허걱' 왜 이리 어려운 용어들이 많은지. 때문에 IT기기에 관심이 많지 않은 사람이라면 대개 주변 사람들의 사용기를 듣고 제품을 구매하곤 한다. 이때 묻는 질문도 간단하다. "예뻐? 가벼워? 좋아?" IT제품을 사용하면서 굳이 알 필요 없는 모르는 어려운 얘기는 뺐다. 친구가 어느날 새로운 IT기기를 들고 왔을 때 들을 수 있는 얘기들로 IT기기를 '내' 나름대로 파헤쳐 볼까한다. 캠코더를 한 번이라도 제대로 만져본 사람? 아마 많지 않을 것이다. 요새는 디지털카메라도 모두 동영상을 지원하니 동영상을 촬영해 본 사람은 아마 꽤 될 것이다. 디지털 카메라로 동영상을 촬영해 본 경험이 전무인 내게 소니의 핸디캠 'HDR-XR520' 안겨졌다.
소니 핸디캠 'HDR-XR520'의 멋진 이미지샷.
처음 본 느낌은 '무겁고 크다'였다. 물론 내가 가지고 있는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와 비교했을 때 얘기다. 손이 작은 여성이라면 한 손으로 다루기는 좀 어렵다. 그러나 동영상은 웬만하면 한 손으로 찍지 말자. 많이 흔들린다.
위에서 촬영된 사진의 '메디스 타워'를 줌으로 당겨 촬영하니 경희 희망한의원이 입점해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크기 비교 사진이다. 모두가 잘 알 수 있는 소주병과 집에 있는 음료수를 동원했다. 두께는 HDR-XR520가 가장 두껍다. 처음에는 무거웠지만 잡는 느낌이 꽤 편해서 금방 익숙해졌다. 제품의 무게는 490g으로 삼겹살 한 근(600g) 무게보다는 가볍지 않은가. 동영상이나 사진은 이 사진처럼 핸디캠을 잡고 찍으면 된다. 검지로 사진 버튼을, 엄지로 동영상 버튼을 누르기 쉽게 돼 있다. 사진버튼 위에 줌 버튼이 있다. 제품 생긴 것 자체가 왼손잡이는 사용이 불편할 것 같으니 고려해야한다.
제품을 손으로 쥔 모습. 검지가 누르고 있는 것이 사진버튼, 엄지가 누르고 있는 것은 동영상 버튼이다.
파워 버튼이나 메뉴조작버튼 등은 LCD 창 안에 숨겨져 있다. LCD창은 180도 회전하기 때문에 셀프 카메라 촬영도 가능하다. 그러나 사진버튼 위치 때문에 버튼을 누르기가 쉽지 않아 셀프 카메라에는 애용하기 어려울 듯 하다. 대신 삼각대 위에 세워놓고 LCD창을 돌려 동영상을 촬영하기에는 편리해보인다.
HDR-XR520 제품이 자랑하는 화질을 살펴보자. 1200만화소와 소니의 차세대 영상기술인 '엑스모어 R CMOS 센서'를 처음으로 탑재한 제품이라고 한다. 어려운 단어다. 화질이 좋다는 얘기다. 일반인들도 딱 보면 디지털카메라가 촬영하는 동영상과는 화질이 다르구나 느낄 정도라고 한다. 동영상을 찍는 도중에도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동영상 촬영 중 사진버튼을 누르면 '캡처'라는 글자가 뜨며 사진이 찍힌다. 물론 동영상 촬영에는 아무 방해가 되지 않고 나중에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동영상 촬영 중 사진을 찍으니 저장 속도가 느려지는 것 같다. 손떨림 보정도 뛰어난 편이다. 걸어가면서 한 손으로 핸디캠을 들고 동영상을 촬영했는데 아예 흔들림이 없다는 것은 거짓말이지만 가방을 들고 하이힐을 신고 빠르게 걸어가면서 찍은 동영상 치고는 확실히 흔들림이 적은 편이었다. 이렇게 촬영한 동영상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여기서 HDR-XR520 제품의 가장 큰 약점이 드러났다. 고화질로 촬영한 영상은 포맷이 'MPEG4'인데 카메라를 PC와 연결했더니 파일을 아예 읽지 못한다! 그동안 디지털카메라들은 동영상도 클릭만 하면 바로 보여줬는데 말이다. 이 핸디캠으로 찍은 동영상을 PC에서 구현하고 편집하려면 제품과 함께 들어있는 CD 속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야한다. 이 과정이 번거롭고 복잡하다면 이 제품에 대한 구매는 고려해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게다가 아쉽게도 CD를 구하지 못해 동영상을 PC에서 보지 못했다. 대신 TV와 연결해봤는데, 화질은 좋았다. TV HD 영상과 비슷하다. 증거가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거리를 찍었다. 멀리 보이는 '메디스 타워'를 집중하자. 옆에 붙은 간판들 가운데 하나를 줌으로 땡겨볼 예정이다.
위에서 촬영된 사진의 '메디스 타워'를 줌으로 당겨 촬영하니 경희 희망한의원이 입점해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제품을 쓰면서 가장 놀랐던 부분이 바로 줌 기능이다. 물론 광학 12배, 디지털 150배 줌인데 물론 디지털줌은 약간의 노이즈현상, 뚜렷하지 못한 점은 감안해야한다. 위 사진은 먼저 거리 전체 배경을 찍고 건물의 간판 한 부분을 디지털 줌으로 당겨 찍은 사진이다.
커텐의 섬유조직. 옥스포드 천이다. 해가 질 무렵 불이 꺼진 방에서 촬영한 것으로 어둡긴 하지만 섬유조직이 보인다.
집에 있는 커튼을 촬영했더니 섬유조직까지 세세하게 촬영돼 깜짝 놀랐다. 여자친구나 남자친구의 얼굴은 당겨 촬영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또한 옆집을 염탐하거나 멀리 있는 아가씨를 훔쳐보지는 말자. LCD창으로 찍은 영상을 확인할 때는 터치 기능이 제공된다. 화살표 버튼을 찾지 말고 원하는 영상을 손으로 톡 쳐주면 된다. 마지막으로 동영상 촬영의 필수 요소인 메모리 부분은 막강하다. 제품 내 240GB의 대용량 하드디스크가 내장돼 있기 때문이다. 이는 HD화질 모드를 설정하면 최장 92시간까지 녹화가 가능한 용량이라고 한다. 92시간 동안 동영상을 촬영할 일은 많지 않으니 카메라의 콘텐츠를 PC로 잘 옮기지 않는 '귀차니즘'에 빠진 사람들에게는 적합한 용량이다. 함정선 기자 m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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