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꾸벅꾸벅' 졸아도 스스로 제동...볼보 올뉴 XC60

운전자라면 깜빡 졸거나 뒷 좌석을 살피다 신호 대기중인 앞 차를 들이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목덜미를 잡고 차에서 내리는 앞 차 운전자를 피해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던 기억이 있다면 이 차를 권한다. 세계 최초로 추돌 위험시 알아서 멈추는 자동차 볼보 올 뉴 XC60이다. 최근 잠실 자동차극장에 꾸며진 트랙에서 시승한 볼보 올 뉴 XC60은 '안전한 볼보'의 진수를 보여줬다. 장애물을 발견하고 알아서 제동해 주는 볼보의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 기능은 '왜 그간 만들어지지 않았단 말인가'라는 생각을 절로 들게 했다. 실제 자동차의 뒷 부분을 형상화 한 큰 풍선에 바람을 넣어 부풀린 후 자동차에 매달고 먼저 출발했다. 그리고 볼보 올 뉴 XC60을 몰고 뒤를 따랐다. 앞 차가 이내 정지했으나 시속 20km 정도를 내며 일부러 풍선에 돌진했다. 약 30cm를 앞두고 브레이크 페달이 푹 꺼지면서 차가 급정거했다. 두 번 세 번 반복해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초당 50차례 이상 레이저를 내쏘며 앞 차워의 간격을 조정한 탓이다. 도로 상에 설치된 팻말 구간에서도 여지없이 시티 세이프티가 작동해 차가 멈춘다. 굽이길 연속구간을 통과하면서는 첫 번째 장애물 앞에서 급히 운전대를 꺾어 피했더니 시티 세이프티가 작동되지 않는다. 운전자가 운전대를 조작하는 등 의지를 갖고있다고 판단되면 시티 세이프티 기능은 작동되지 않는다는 것이 볼보코리아의 설명이다. 두 번째 장애물로 직진하자 차량이 멈춘다. 짐짓 다시 가속페달을 밟았더니 장애물과 충돌했다. 정차는 최대 2초이며 이후에는 운전자가 작동하는 대로 차체가 움직인다. 시티 세이프티로 급정거 한 후 도로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설정이다. 볼보의 시티 세이프티는 추돌사고의 75%가 저속 주행시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된 기능이다. 볼보는 스웨덴에 사고 전담반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전담반은 볼보와 관련된 교통사고 사례가 접수되면 경찰 만큼이나 빨리 현장에 출동해 사고 사례를 분석하고 동일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한다. 오정준 볼보코리아 마케팅 담당 이사는 "수십년간 운영된 전담반의 축적된 데이터가 바로 안전한 볼보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시티 세이프티에 벌어진 입을 다물고 나니 비로소 내외관과 편의장치가 눈에 띈다. 안전만 강조하는 네모진 차라는 이미지는 이제 더 이상 볼보의 것이 아니다. 세단마냥 납작 엎드린 차체는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정차해 있어도 역동적인 운동감을 느끼게 해 주며 라디에이터 그릴에는 확대된 볼보 엠블럼을 적용해 한 층 감각적이다. 경쟁 모델 대비 취약한 부분은 11.6㎞/ℓ의 연비다. 수입차는 물론 국산 SUV들도 ℓ당 15km 안팎의 연비를 자랑하는 시점에서 XC60의 효율성은 분명 아쉬운 부분이 있다. 판매 가격 역시 흡족하지는 않다. 6290만원의 가격은 분명 볼보보다 고급 브랜드인 아우디의 경쟁모델 Q5(최대 6360만원)의 가격과 별 차이가 없다.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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