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원회의서 W자형 성장 배제 못해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17일 국무원 상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중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매우 중대한 시점에 와있다"며 "경기부양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치겠다"고 말했다.
원 총리의 발언은 중국 경제지표들이 경기회복의 긍정적인 신호를 보여주고 있지만 회복을 낙관할 정도는 아니어서 긴장의 끈을 놓지 말라는 메세지로 풀이된다.
이는 중국 경제가 1차 회복 뒤 다시 수렁에 빠지는 W자형 성장을 보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무원은 특히 공무원들에게 장기적인 어려움을 대비할 것을 요구했다.
중국 당국은 농촌내 가전제품 및 자동차 수요를 촉진하는 내수진작을 독려하고 투자를 더욱 활성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내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의 전체 모습이 나쁘지 않은데다 경기부양책이 여전히 진행 중인 점을 감안, 당장 대대적인 추가대책이 나오지는 않겠지만 경기진작을 독려하기 위한 각종 미세 조치들이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국무원은 17일 정부 홈페이지에 공개한 성명을 통해 "최근 경제지표들은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며 "전반적인 경제상황은 안정적이며 좋은 쪽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성명은 이어 "경제회복의 토대는 아직 굳건하지 못하며 일부 부문에서는 불확실성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5월 주요 경제지표 발표 이후 중국 정부가 재정 확장 및 통화 완화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한 것도 경기부양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맥락이다.
5월 지표 가운데 산업생산ㆍ소매매출ㆍ고정자산투자ㆍ신규대출 등은 증가한 가운데 소비자물가 하락세는 주춤해 경기회복을 의미하는 긍정적인 신호가 이어졌다.
반면 26% 감소한 수출은 최악의 하락율을 보였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중국 직접투자(FDI)도 8개월째 부진을 이어간 점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무원은 수출 부진과 더불어 ▲생산과잉 ▲기업순익 감소 ▲재정악화 ▲취업난 등을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불안한 요소들로 꼽았다. 이같은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FDI 유입을 촉진하고 중국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더욱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의 경제학자들은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해 정부에 힘을 실어줬다. 이들은 중국은 인플레가 아니라 오히려 디플레를 우려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야오징위안(姚景源) 수석 연구원은 "상반기내내 하락세를 보인 물가가 하반기들어 크게 오를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인플레는 과잉생산과 실업에 의해 억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오 연구원은 "경제성장이 정부의 최고현안인 만큼 경기부양책은 디플레에 대처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외교학원의 오우밍강(歐明剛) 국제금융연구소장은 "시장에서 통화팽창에 대한 예측을 하고 있어 충분히 대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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